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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장기간 연정’ 리히텐슈타인… ‘540일 무정부 상태’ 벨기에…
유럽 연립정부 역사 들여다보니
유럽에서 연립정부의 역사가 제법 길다 보니 그간 좌우동거, 좌우합작 등 각양각색의 연립정부가 등장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1958년 이원집정부제를 골자로 한 새 헌법을 마련한 이후 1981년 첫 번째 ‘좌우동거정부(코아비타시옹)’를 탄생시켰다. 당시 우파연합이 의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당(PS) 출신의 프랑수아 미테랑이 대통령에 당선됐다. 미테랑은 취임 후 의회해산권을 행사하고 총선을 실시해 사회당의 의석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후 두 차례의 총선에서는 연이어 우파에 패배해 자크 시라크, 에두아르 발라뒤르 등 우파 인사를 총리로 지명해야 했다.

최장 기간 연정을 기록한 유럽 국가는 리히텐슈타인이다. 독일 나치의 침공이 있었던 1938년 진보시민당(FBP)과 조국동맹(VU)은 연정을 구성했으며, 이후 60년 동안 관계를 유지했다. 1997년 총선에서 자유당(FL)에 자리를 뺏긴 진보시민당이 야당이 되면서 둘의 연정은 해체됐고, 조국동맹은 새로운 연정을 구성했다.

이탈리아는 연정 도입 초기에 진통을 겪었다. 1963년 우파인 기독교민주당(DC)을 이끌던 알도 모로 총리는 사회당(ISP), 사회민주당(PSDI), 공화당(PRI)과 4당 연립내각을 세우고 야당인 공산당(PCI)을 정치에 참여시킴으로써 이탈리아 최초로 좌우합작 연정을 구성했다. 새로운 정치를 단행해 좌우 진영 모두에게 눈총을 받았던 그는 1978년 극좌파 테러조직 붉은여단(RB)에 납치, 살해됐다.

연정에 실패해 무정부 상태에 놓였던 나라도 있다. 벨기에는 2010년 6월 총선 이후 2011년 12월까지 540일간 연정을 구성하지 못해 ‘세계 최장 무정부 상태’라는 기록을 세웠다. 무정부 상태를 초래한 원인은 극심한 지역 갈등이었다. 벨기에는 네덜란드어를 사용하는 북부 플랑드르 지역과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남부 왈로니아 지역으로 구분되는 언어 분단국가다. 언어권별로 군소 정당이 난립하고 있으며, 유권자들의 지역감정도 강하다. 새플레시미연대(N-VA), 사회당(PVDA), 기독민주당(CDA) 등 6개 정당은 오랜 협상 끝에 극적으로 정부 구성에 성공했지만 4년의 임기 가운데 이미 1년 반이 흘러가 버렸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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