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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 마셔야 하나, 끊어야 하나?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커피에 대한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건강에 좋다, 나쁘다는 상반된 의견은 커피의 인기만큼이나 뜨거운 설전을 불러 일으킨다. 

커피가 없으면 하루를 시작할 수 없다는 커피중독자, 커피는 신의 선물이라는 커피마니아, 강한 중독성으로 악마의 음료라 불리는 커피에 대해 최근 미국 건강생활 잡지 ‘헬스’가 전문가들의 엇갈린 주장을 내놓아 이목을 끈다.

▶“마셔라”=하버드 공중보건대학 외래 조교수인 롭 반 댐 박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커피는 해롭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는 고혈압 환자로서 카페인 때문에 혈압이 올라가는 것을 걱정하거나 커피를 마시면 잠을 쉽게 들지 못해 지장이 있는 게 아니라면 굳이 줄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커피를 마시면 당뇨병을 비롯해 대부분의 질병 위험을 낮춰준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내과학 회보에 실린 연구 논평에 따르면, 하루 커피 서너 잔은 당뇨병 위험을 25%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카페인 커피 역시 당뇨병 위험을 낮춰주는데, 이는 카페인뿐만 아니라 커피 속에 있는 클로로겐산이라는 항산화물질의 작용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커피를 마시면 간경변의 간암 발전 가능성도 줄어들고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의 위험도 낮춘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3월 3일 미국의 허핑턴포스트에서도 커피의 유익함을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커피를 하루 2~3잔 마시는 여성은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15% 낮고 하루 4잔 이상 마시는 여성은 우울증 위험이 20%나 낮아진다. 하버드 공중보건 대학은 하루에 커피를 6잔 마시는 남성은 가장 위험한 형태의 전립샘암에 걸릴 확률이 60% 낮아지고, 다른 종류의 전립샘암 발병은 20% 정도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끊어라”=듀크 대학 의료센터 정신생리학연구소 제임스 D. 레인 소장은 커피가 몸에 이로운 점에 대한 연구가 빈약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커피가 좋지 않은 건강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는 쪽이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가 일주일 동안 커피를 끊고 얼마 뒤 혈압이 떨어졌다고 한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당뇨병 환자가 포도당 내성 검사를 받기 전에 카페인을 주입하면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혈당이 더 많이 증가하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이미 당뇨병을 앓고 있으면 커피가 상태를 더 나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레인 박사는 주장했다. 또한 자신의 연구에 따르면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스트레스에 대한 아드레날린 반응이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

커피가 신경을 예민하고 만들고 불안한 심리상태로 몰아넣으며, 수면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다른 연구에 따르면 볶은 커피에는 1000가지가 넘는 화학 물질이 있다고 보고돼있다. 이 가운데 19종은 설치류에서 발암물질로 확인됐다. 하지만 설치류에서 발암성을 지녔다고 해서 이 물질들이 모두 인간에게서도 발암성을 지녔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다. 국제암연구소는 어쨌든 커피를 발암 가능 물질, 즉 그룹 2B로 분류해놓고 있다. 2011년 5월 이 그룹에 포함시킨 휴대폰 전자파와 같은 수준이다.

결론적으로 커피는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일부 카페인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은 디카페인 커피로 바꾸면 되고, 불안이나 불면증에 시달리지 않는다면 커피를 끊을 필요는 없다. 카페인은 3~6시간 안에 신속히 대사되어 몸에서 제거된다.

그러나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은 굳이 커피의 기능 때문에 새로 마셔야 할 것까진 없을듯하다. 과일, 채소, 통곡물 식단으로 질병에 걸릴 위험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j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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