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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진흙탕 선거라도 투표는 해야
4ㆍ11 총선 투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보름간의 공식 선거기간에 여야 후보자와 각 정당은 지지세력 결집에 혼신의 힘을 쏟았을 것이다. 이번 선거 결과가 주목되는 것은 여느 때보다 더한 정치적 무게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연말 대통령 선거와 직결된다는 점이다. 경제민주화 등 진보적 가치의 확산과 사회 변화 방향의 가늠자도 될 것이다. 하지만 막판까지 여야 간 박빙의 승부가 이어져 누구도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권자의 힘과 존재감을 보여줄 좋은 기회다.

하지만 이번 선거전을 지켜본 국민들은 선뜻 투표장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것이다. 선거는 국가의 나아갈 방향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그 정책을 평가받는 장(場)이 돼야 한다. 하지만 유권자들 귀에는 표를 달라는 소리뿐 나라를 어떻게 경영해 가겠다는 말은 선거전 내내 들어보지 못했다. 아무리 이전에도 그랬다지만 이번처럼 정책 경쟁이 아예 실종되다시피 한 예는 거의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상대를 헐뜯고 깎아내리는 정치공세만 춤을 췄다. 역대 최악의 진흙탕 선거판이라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나마 내놓은 정책은 당장의 표를 의식한 복지공약들 일색이다.

유권자들을 더 화나게 한 것은 그 나물에 그 밥보다 못한 공천이었다. 민주통합당은 철저한 계파 나눠먹기로 일관했고, 인적 쇄신을 외친 새누리당은 상대적으로 나은 점수를 받았지만 국민들 눈에는 오십보백보였다. 특히 최소한의 자질 검증조차 소홀히 해 함량 미달의 인사를 공천한 것은 용서하기 어렵다. 민주당이 서울 노원갑에 공천한 ‘나꼼수’의 김용민 후보가 대표적이다. 최루탄이 터지고 전기톱과 해머가 등장하는 우리 국회라지만 뒷골목 양아치보다 못한 저급한 인사들까지 넘볼 곳은 아니다.

이런 한심한 정치판을 바로잡는 것은 결국 유권자의 몫이다. 어느 길을 통해 누구와 함께 미래로 나아갈 것인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판의 행태를 보면 최선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차선이라도 골라야 한다. 그마저 어렵다면 최악의 후보만이라도 솎아내야 한다. 그래야 정치권이 반 걸음이라도 진전할 수 있다. 우리 2세들의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투표장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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