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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맛 없고 매스껍고 더부룩하고…‘간’을 의심하라
만성피로·붉은 손바닥…
가슴 커지는 남성도
간경변 초기증세 가능성

70~80%는 B형 간염 때문
만성 음주습관도 한 원인



[헤럴드경제=심형준 기자]홍만수(40) 씨는 몇 년 전부터 피로감에 식욕부진ㆍ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났지만 만성 피로쯤으로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어느 날인가부터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더니 온몸이 붓고 피를 토하는 증세를 보였다. 병원을 찾은 홍 씨는 간이 제 기능을 못하고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간경화)’ 진단을 받았다. 

간경변은 주로 만성 B형 간염이나 잦은 음주가 원인이다. 간경변은 평소 건강관리를 하면 생활에 무리가 없지만 방치하면 간암의 원인이 되니 주의해야 한다.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간경변과 간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건강법을 알아봤다.

간경변은 주로 만성 B형 간염이나 잦은 음주가 원인이다. 초기 증상은 복통ㆍ구토 등 소화기질환과 비슷해 배탈ㆍ소화불량 등으로 오인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간경변, 간 기능 회복 불능= 간은 우리 몸에서 각종 영양소를 가공 저장하고, 독성물질과 알코올 등 유해물질을 해독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 만큼 간은 건강할 때에는 염증으로 일부 세포가 손상되더라도 재생 능력이 뛰어난 편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 반복해서 염증이 생기면 딱딱하게 굳어지는 간경변을 일으킨다. 이 딱딱한 부위가 넓어지면 세포의 혈액순환 장애로 간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된다.

간경변 자체는 관리만 잘하면 살아가는 데에 무리가 없지만 합병증이 생기면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심각한 상태가 되므로 철저히 치료해 악화를 막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간경변으로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은 복수(배에 물이 차는 것), 혼수(정신을 잃음), 정맥류 출혈(정맥류에 출혈이 발생), 당뇨병, 간신증후군(간과 신장에 동시 장애가 발생하는 것) 등이 있다. 또 간경변은 최악의 경우 간암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한광협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경변이 심해져 간 기능이 약해진 경우에는 간 이식이라는 마지막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으니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간경변 일으키는 원인 ‘만성 간염ㆍ과도한 음주습관’= 간경변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은 만성 간염과 음주습관이다.

만성 간염 중에선 B형 간염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국내 간경변 환자의 약 70~80%가 만성 B형 간염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 B형 간염은 간경변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지만 환자가 몸 관리에 노력을 기울이면 얼마든지 진행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오랜 음주습관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대부분 이런 환자는 알코올 중독으로 인해 스스로 음주가 통제되지 않는 데다 간경변 발병 뒤에도 금주를 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장은 “알코올 중독환자는 ‘지방간→알코올성 간염→간경화→간암’의 단계를 순서대로 거치는 경우가 많다”며 “일주일에 과음이나 폭음을 4회 이상 하는 생활을 15년 넘게 지속하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경변 초기 증상은 복통 등 가벼운 소화불량 증세, 중증 되면 출혈ㆍ혼수 등 심각= 간경변은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거나 일반적인 복통ㆍ식욕부진ㆍ구토 등 소화불량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다가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야 출혈ㆍ혼수(정신을 잃음) 등 중증 이상의 증세를 보인다.

박충기 한림대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주로 발과 정강이를 비롯한 온몸이 붓고, 배에 복수가 찬다”며 “몸에 거미발 모양으로 혈관이 확장되고, 손바닥이 평소에 비해 붉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또한 남성은 가슴이 커지고 여성은 월경주기가 변하거나 없어지는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간경변 치료 원인 제거가 필수= 합병증이 없는 경우 간에 무리를 주는 일을 삼가고, 간세포가 더는 파괴되지 않도록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알코올성 간염에 의한 간경변일 경우 알코올 섭취를 끊고 균형 있는 식사요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러스성 만성 간염에 의한 간경변은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치료를 해야 한다. 이런 환자는 주기적인 간 검사가 필요하다. 보통 간경변으로 진단받았다면 3~6개월마다 한 번씩 검사를 받아 간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이 질환은 검진뿐 아니라 평소 생활관리도 중요하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간에 ‘특효’가 있다고 추천받은 민간요법이나 보양식품들은 오히려 간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경우가 많으니 피하거나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간경변 검사는 진료 시 증상이 초기라도 혈액 검사만으로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 중인지 판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초음파, CT, 복강경 검사, 조직 검사 등 간의 상태를 직접 관찰해야 한다.

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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