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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 ‘88만원 세대’ 절판 선언 “청춘이여, 정신 좀 차려라”

기사입력 2012-03-28 09:56

우석훈 “책을 읽고도 청년들이 싸우지 않아 실망했다”
공저자 박권일 “동의하지만, 우 교수의 주장은 책에 대한 과대평가”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44)가 13만부 이상 팔린 자신의 저서 ‘88만원 세대’를 절판하겠다고 선언했다.

우 교수는 26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처음에 이 책 쓰면서 생각한 변화가 벌어지지 않았다”며 “죽어도 바리케이트를 치지는 못하겠다는 20대만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손수조라는 박근혜 계열 친구가 88만원 세대라는데 내가 얘기하기는 좀 어려운 상황이라서 그냥 입을 다물고 있었다”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걸, 알리바이로 삼는 시대, 그리하여 88만원 세대는 이 시대에 필요 없는 책이 됐다”고 절판 이유를 밝혔다. 

우 교수는 ‘88만원 세대’라는 단어가 자신이 의도한 것과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는 상황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세상에 준 기여보다 부정적 폐해가 더 많게 된 책, 청춘들이 움직이지 않을 이유를 삼게 된 책”이라며 “출판사와 상의해 그만 절판할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춘이여, 정신 좀 차려라”고 말하며 20대를 향한 일갈도 덧붙였다.

그는 또 2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FTA 반대 여론을 확시키기 위해 제일 잘 팔리는 책을 절판하기로 했다”는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 교수의 일방적인 절판 선언에 공동저자인 박권일씨는 유감을 표시하고 나섰다.

박씨는 같은 날 오후 자신의 블로그에 “우석훈씨의 일방적인 결정이 유감스럽다. 그가 블로그에 남긴 글도 그리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솔직히 말해서 ‘이건 또 무슨 이벤트이고 마케팅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 동의할 수 없지만 절판이라는 결론에는 동의한다”며 “살다보면 동기는 달라도 결과물이 같은 때가 있는 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씨는 “책의 한계는 우석훈씨가 말한 것처럼 ‘청년들에게 싸우지 않을 핑계를 제공해서’가 아니다”라며 “‘책을 읽고도 청년들이 싸우지 않는다. 실망했다’는 식의 주장은 이 책에 대한 과대평가”라고 꼬집었다.

‘88만원 세대’의 절판 선언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동의한다는 의견과 함께 “그가 20대에 대해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절망은 쉽게 생기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 “그렇게 싸우고 싶으면 교수라는 안정된 직장 버리고 내려와서 불안전한 20대와 같은 자리에서 싸워라. 자신들은 안정된 직장을 바탕으로 쓴소리라고 하는것이 나는 위선처럼 보인다”는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우 교수의 블로그에는 “우 박사님 ‘88만원 세대’ 보고 직장 때려치고 청년 비례대표 국회의원 경선 나가서 당선까지 됐는데, 아직 포기하고 절판해버리진 않아도 될 듯 합니다”라는 안상현(29)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의 댓글이 눈에 띄기도 했다.

김지윤 기자/ j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