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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예술의 메카…뉴욕에 몰아친 ‘한류 3.0’
美출간 1년 ‘엄마를 부탁해’
보급판으로 다시 인기몰이

국악·전통무용 교육과정
16개 공립 초중고서 좋은 반응
한국문화 친밀감 제고 큰몫

한국어·영화 등 분야 초월
한류수요 전반으로 확산
한국문화원, 든든한 첨병役


[뉴욕=이윤미 기자] 드라마와 K-팝(Pop)에서 비롯된 한류가 한국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문화예술의 메카인 미국 뉴욕이 ‘한류 3.0’의 거점이 되고 있다. 파리가 K-팝 붐의 진원지가 됐다면, 뉴욕은 한국문학과 전통예술이 제도권과 기존의 문화 시스템을 통해 퍼져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한류 글로벌화의 새로운 가능태를 보여준다.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돌풍 美서 다시 부나= 지난해 4월 5일 미국 출간과 함께 아마존 베스트셀러 10위권까지 오르며 문학 한류를 이끈 소설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Please Look After Mom)’가 출간 1년을 맞아 미국 대중과의 접점을 넓힌다. 영문판 ‘엄마를 부탁해’가 랜덤하우스 계열의 빈티지ㆍ앵커북스 출판사에서 대중보급판 페이퍼백으로 4월 3일 출간된다. 신 작가는 출판사 초청으로 4월 12일 오후 7시 뉴욕한국문화원에서 낭독회와 작가 사인회를 할 예정이다. 이 페이퍼백은 10.17달러로, 지난해 나온 양장본 27달러의 반값에 훨씬 못 미친다. 페이퍼백은 양장본이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경우 1~2년 후 출간하는 게 일반적이다. 현재 양장본은 10쇄를 넘긴 상태로, 이번 페이퍼백 출간으로 또 한 번 돌풍을 일으킬지 관심사다.

‘엄마를 부탁해’는 미국 도서관 대출에서도 인기를 누리는 책 중 하나다.

뉴욕한국문화원 직원 황연지 씨는 “문화원 도서관 대출 책 가운데 가장 많이 빌려가는 책이어서 여러 권을 비치해놓고 있는데도 바로바로 대출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美 초ㆍ중ㆍ고 국악, 한국무용 정규수업= 현재 뉴욕 시 산하 16개 공립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국악과 전통무용 교육은 반응이 뜨겁다. 뉴욕한국문화원이 한국문화에 대한 친밀감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지원하는 국악 예술강사 파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 수업은 최근 K-팝 열풍과 함께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 학교의 수업 신청도 늘고 있다. 수업은 40~50분간 강당에서 수백명의 학생에게 강의와 시연을 선보이는 어셈블리 단기 워크숍과 6~10주간 집중 지도하는 레시던시 프로그램으로 나뉘며, 사물놀이, 부채춤, 해금, 장구춤, 가야금 등 국악과 춤 배우기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수업 중에 한국의 지리적 위치나 명절, 한국말 등을 배우기도 한다. 이 수업은 현재까지 재클린케네디오나시스 고등학교와 브롱스 차터스쿨 등 16개 학교에서 3898명이 수강했으며, 오는 가을학기에는 10개 공립학교가 추가로 참여할 예정이다. 1700여개 뉴욕 시 공립학교에서 수학하고 있는 100만여명의 학생 중 40%가 영어 이외 다른 언어권에 속해 한국문화의 세계화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K-팝과 한국드라마에 힘입어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한국전통예술과 문학, 패션, 요리 등 한국문화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한국어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한국어 강좌 수강생들이 배 이상 늘어나는 등 변화가 일고 있다.

뉴욕한국문화원은 앞으로 태권도, 붓글씨, 민화교실 등 현지 학교의 수요와 커리큘럼에 맞춰 프로그램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유대봉류 가야금 산조 전수자로 뉴욕에서 30년째 활동하고 있는 박윤숙 씨는 “지난해 말부터 브롱스 지역 공립학교에서 장구와 소고 등을 가르치고 있는데 매우 인기가 많다”며 여러 악기를 학교에 기증했다고 말했다.

최근 한류는 특정 장르를 넘어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도 늘면서 뉴욕 트라이베카시네마에서 매주 토ㆍ일요일 진행하는 한국영화 상영회는 매회 전석 매진을 이루고 있다. 한국어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느는 추세다. 과거엔 한국학 프로그램이 있는 대학을 중심으로 한국어 수요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K-팝과 한국드라마 등의 영향으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뉴욕한국문화원은 오는 10월 현지 외국인을 대상으로 백일장과 말하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우성 뉴욕한국문화원장은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가는 한국문화원 건물이 2014년 문을 열면 다양한 한국문화를 즐기는 센터로서 보다 집중적이고 기능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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