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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 내일 GCC회의서 원유가격 안정 조치 발표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19일(이하 현지시간) “원유가격을 ‘공정한 수준’으로 돌려 놓기 위해 독자적으로 혹은 다른 국가와 함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해산 브렌트유 기준으로 유가가 배럴당 125달러선에서 고공행진을 하면서 국제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국면이어서 사우디의 이같은 발언이 현실화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20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걸프협력기구(Gulf Co-operation CouncilㆍGCC) 회의를 통해 사우디의 알리 나이미 석유장관이 원유 가격 안정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증산 방안과 관련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국제유가 하락을 염두에 둔 조치가 임박한 상황이다.

▶사우디발 미국행 대형 유조선 수 십 척 뜬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 세계 최대 원유 수송항인 사우디의 라스 타누라에서 최근 몇 년간 가장 많은 수의 대형 유조선이 원유를 꽉 채우고 미국으로 떠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목적은 단 하나로, 유가하락을 위해 사우디가 ‘원유의 장막’을 치는 셈이다. 앞서 며칠 전엔 사우디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1척당 200만 배럴을 수송할 수 있는 유조선 11척을 미국 정유시설에 공급하기 위해 띄웠다.

오마르 노크타 달만로스(투자은행)의 해운전문가는“지난 수년간 이 같은 양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건 처음”이라고 했고, 에디 모스 씨티그룹의 수석연구원은 “사우디의 증산 노력이 유가를 끌어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 30년 전 가동을 중단한 담만 유전 재가동과 수요급증에 대비해 올해 안에 자국 원유를 해외에 저장하는 전략을 저울질 중이다.

복합적인 방법을 통한 사우디의 원유 증산은 30년만에 처음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우디는 왜 앞장섰나=국제유가가 오르면 앉아서‘오일머니’를 챙길 수 있을 것 같은 사우디가 발 벗고 나선 데엔 3년 전 아픈 기억을 되살리길 꺼리하기 때문이다. 2008년, 사우디는 생산량을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연초에 100달러 수준에서 시작한 원유 가격이 같은 해 6월 거의 150달러까지 치솟는 걸 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이는 GCC 멤버인 쿠웨이트 아랍에미레이트(UAE)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도 마찬가지였다. 국제유가가 경제 활동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수준을 넘어 생산을 멈추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면 결국엔 GCC에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이와 관련,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폭등하는 유가는 경기 회복을 정상궤도에서 벗어나게 하는 새로운 위협”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기름값 폭등으로 코너 몰린 오바마엔 희망=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미국 내 기름값이 갤런당(약 3.7ℓ) 4달러에 육박하면서 공화당의 잠재적 대선주자들한테 맹공격을 당하고 있었다. 오바마로선 이런 비난에도 유가를 안정시킬 ‘만병통치약’이 없다고 토로한 상황에서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인 사우디가 ‘천군만마’격으로 나온 것이다. 사우디는 그동안 이란과 전면적인 대치를 원하지 않았지만, GCC 회의에서 원유가격 안정을 위한 조치를 발표하면 두 나라 간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서방의 제재에 맞서기 위해 사우디에 줄기차게 증산을 하지 말라고 경고해왔다.

<홍성원 기자@sw927>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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