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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사드, 이란에 독재 조언받아…부인은 쇼핑에 수천달러 펑펑
시리아 봉기 1년…e메일서 드러난 독재자의 삶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47) 대통령은 정권유지 방안을 놓고 이란 정부와 레바논의 한 기업가로부터 조언을 받고 움직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아사드의 부인 아스마(36)는 남편의 독재로 인해 1만여명의 국민이 목숨을 잃는 상황에서도 인터넷으로 유명 디자이너의 제품을 구입하는 데 수천달러를 쓰며 호화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정황은 영국의 일간 가디언이 14일(현지시간) 아사드 부부가 지난해부터 올해 2월 7일까지 보좌관 등과 주고받은 e-메일 3000여통을 확보해 보도하면서 드러났다. 이들 보좌관은 아사드에게 직보(直報)할 수 있는 신망받는 ‘이너서클’ 멤버다.

가디언은 아사드 부부의 e-메일은 시리아 반정부 조직인 혁명그룹 최고위원회 소속원이 해킹을 통해 중간에서 가로챈 것이라고 전했다.

시리아의 민중봉기 1년이 된 시점에 공개된 아사드 부부의 e-메일 전반에선 국민의 고통과는 완전히 단절된 독재자의 삶이 드러난다.

아스마는 시리아 정부가 미국 등 서방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데도 애플의 아이패드로 인터넷에 접속했고, 아이튠즈에서 음악을 내려받았다.

아마존 사이트에선 퐁듀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조리세트를 구입했으며, 촛대와 테이블 등을 사는 데 1만파운드(약 1770여만원)를 썼다.

e-메일에서는 또 미국이 아사드 정권에 각종 제재 조치를 가하고 있지만, 아사드는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에 본부를 둔 ‘알샤바’라는 회사를 경유해 인터넷으로 물품을 구입한 정황이 나타나 있다.

실제로 아사드 부부의 e-메일 계정은 ‘알샤바.com’으로 돼 있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아사드의 독재정권 유지술(術)도 e-메일에 담겨 있다. 그는 민중봉기에 따른 위기진화를 위해 약속한 각종 개혁조치에 대해 “쓰레기같은 정당ㆍ선거ㆍ미디어법”이라고 지칭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점증하는 국제적 비판에 대응할 미디어전략팀도 구성했으며, 이란으로부터는 정부군 병력에 대한 정보를 고의로 흘리라는 조언을 받았다.

레바논의 유력 사업가 후세인 모르타다라는 인물도 아사드 정권의 후견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란과 강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후세인은 아사드에게 “반정부 시위대가 모일 수 없도록 오후 3~9시 광장을 통제해야 한다”고 구체적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가디언은 아울러 카타르 왕의 딸인 하미드 빈 칼리파 알 타니 공주는 아스마와 흉금을 털어놓을 정도로 친한 사이였으나, 타니 공주가 올해 초 수차례 e-메일을 보내 “역사의 큰 물줄기를 보라. 시리아를 떠나 평범한 삶을 살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도하로 망명하라고 진심어린 충고를 한 뒤 둘의 관계가 급속히 냉각됐다고 전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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