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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가 한국금융 부르고 있는데…”
국제금융 전문가 양성 앞장서는 김윤환 금융연수원장
한국은 아직 우물안 개구리
교육기부·마이스터 제도로
프로페셔널리스트 육성
세계화 선도 인력양성 온힘


금융계에 고졸 열풍이 거세다. 은행마다 수백명씩 고졸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1960~70년대 상고 우수인력의 은행러시가 재현되는 듯하다. 그 열풍의 바탕엔 한국금융연수원이 있다. 

고졸 채용 확산이라는 사회적 이슈와 맥을 같이 한 김윤환 원장의 밑그림이 큰 기여를 했다. 지난 6일 서울 삼청동 연수원에서 그를 만났다.

“한국 금융회사들이 돈 벌 곳은 전세계에 널려 있습니다. 세계가 한국금융을 부르고 있는데 세계화를 이끌 인적자원이 부족해요.” 김원장은 희망과 아쉬움을 동시에 토로했다.

그 많은 대학에서 수십만명의 졸업자가 쏟아지는데 기업들은 쓸만한 사람이 없다고 한다. 우리 교육이 프로페셔널리스트(전문가)를 키우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금융이 특히 그렇다.

김 원장의 고민은 여기에서 출발했다. 대학에 들어가 취업 준비생으로 전락하느니, 청소년들이 대학에 가지 않고 일찍부터 프로페셔널리스트의 꿈을 키울 수 있게 하는 방안은 없을까?

그래서 나온 게 ‘교육기부’와 ‘금융 마이스터(장인) 제도’. 김 원장은 지난해 ‘고졸인력의 금융권 취업확대를 위한 종합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통신ㆍ사이버 연수 무료강좌 ▷자격증 취득 지원 ▷특성화고 학생의 금융권 취업을 위한 순회 교육 등을 진행했다.

열기는 뜨거웠다. 지난해 49개 특성화고 대상의 교육에 참가한 인원은 교사와 학생 6500여명. 학부모들도 함께 참가할만큼 대단한 열기였다. 올해는 규모를 더 확대한다. 전국 340여개 고교가 교육 대상이다.

연수원은 금융회사에 취업한 고졸 신입직원들의 역량 키우기에도 돌입했다. 세계화의 주역으로 성장하기 위해 이들에게 지속적인 교육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다.

금융 마이스터제도는 대학에 가지 않더라도 금융분야 최고 전문가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그의 최대 야심작이다.

김 원장은 그러나 고졸 채용 확산과 국제금융 전문가 양성은 아직 멀었다고 말한다. 그는 “근로자는 끊임없이 자기계발하고, 기업은 균등한 기회를 보장하고, 정부는 지원과 교육제도를 개혁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근로자와 기업, 정부 3주체가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 원장은 요즘 세계화를 선도할 금융인력 양성 방안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노동절약 기술의 발전과 급속한 세계화가 우리의 실업률을 높이고 있어요. 지구 반대편에서 불거진 재정위기가 시차도 없어 곧바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세상입니다”라고 진단한다. 한국이 국제금융시장을 이끌만한 역량을 갖춰야 세계화로 인한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해외 고용시장 창출도 고려한 전략이다.

사실 지금은 금융교육의 전도사지만 그는 금융계가 인정하는 ‘국제금융통’이다. 1976년 한국은행에 들어가 통화금융과 국제수지 분야 등에서 실무경험을 쌓은 김 원장은 1990년 아시아개발은행(ADB)으로 자리를 옮긴다. ADB 정책기획국을 거쳐 경제연구소의 선임연구위원과 부소장까지 16년간 국제금융 경험을 쌓고 귀국한게 2006년이다. 그의 경륜은 MB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분과 전문위원으로 발휘됐고 3년전 금융연수원장을 맡으면서 정책전문가에서 금융교육 전문가로 변신하게 된다.

김 원장은 “한국금융은 아직 우물 안 개구리”라고 했다. 유창한 외국어 실력과 이론ㆍ실무에 능통한 인력이 드물기 때문이다. 그는 “제가 해외에서 직접 접한 외국인들은 한국금융의 능력을 그리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고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세계화를 선도할 우리 인력이 절실하다는 충고다.

하지만 우리의 가능성은 크다. 그는 “한국 금융회사는 자금이 풍부하다. 해외 투자처를 찾아내면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원장은 “교육은 미래비전이나 아이디어를 가지는 능력을 심어주고 한편으로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지식을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이 한국경제를 불확실성에서 구출할 지름길이란 생각이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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