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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곽 교육감 스스로 앞길을 고민할 때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안팎의 비난과 성토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독단적인 업무 추진과 무리한 인사가 그 불씨다. 곽 교육감이 후보 매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아 시한부로 교육감에 복귀한 이후 50여일은 하루도 잠잠한 날이 없었다. 복귀 직후 보란 듯이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공표를 강행하면서 교육과학기술부와 기 싸움을 벌이더니 거침없는 인사권 행사로 분란만 거듭했다.

곽 교육감은 지난 5일 항소심 재판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했다. 지금 교육일선은 코흘리개를 포함해 모든 학생들이 저마다 나름의 소박한 다짐을 하고 또 의욕을 보이는 신학기 벽두 아닌가. 이런 광경이 법정에서의 무죄 입증에 여념이 없는 곽 교육감 눈에 제대로 들어설 리 없을 것이다. 재판 중에 그는 “현직 교육감으로서 이 자리에 선 것이 정말 부끄럽고 송구하다”고 했다. 거두절미하고 두 마디 말의 조합으로도 이미 곽 교육감은 수도 서울의 교육수장으로서 함량 부족을 자인한 셈이다. 교육일선을 진두지휘해야 할 교육감의 처지가 참으로 딱하다.

그런 그에게 학생인권조례로 인한 교육일선의 부작용 역시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듯 작심하고 휘두른 인사권이 여전히 합당한 것이라고 강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교육은 보편타당을 토대로 할 때만이 그 가치가 빛난다. 인사전횡이라는 안팎의 성토는 그만한 이유가 분명해 보인다. 측근 교사 공립 특채, 비서진 5명 6급 승진, 전교조 비서관 특채, 비서실 확대 개편 등 내용도 다양하다. 자신과 뜻을 달리한 승진 1순위 총무과장은 산하단체로 돌연 인사조치하기도 했다.

급기야 서울시교육청 노조는 물론 일반 공무원 400여명이 곽 교육감에 대해 감사 청구에 나섰고 한국교총도 가세했다. 이와는 별도로 감사원은 상반기 중에 전국 시도 교육청을 상대로 대대적인 감사를 벌이겠다고 한다. 교육계 내부의 감사 청구와는 무관하게 직선 교육감들의 예사롭지 않은 인사권 남용 정황이 오래전에 포착된 때문이다. 공익 차원에서 곽 교육감의 정상적인 업무수행 여부를 짚어볼 단계다. 비록 상급심이 남아 있긴 하나 이유 불문하고 교육 지도자로서 수의 차림에 감옥 신세나 지고 법원 문턱을 넘나드는 것만으로도 교육의 본질과 상치된다. 이제 스스로 앞날을 냉철히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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