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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B 차기 총재 자리놓고 미국과 신흥국 힘대결 점입가경..非미국인 총재 나올까?
‘미국의 수성(守城)이냐,신흥국의 전면 부상이냐.’

세계은행(WB) 차기총재 자리를 놓고 선진국과 신흥국 간 힘대결이 점입가경이다. 현 로버트 졸릭 WB총재가 오는 6월 30일 사퇴할 것이라는 최근 발표가 도화선인 듯하지만, WB에 앞서 지난해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자리를 놓고도 유사한 신경전이 벌어졌었다.

세계 경제에서 몰라보게 위상이 달라진 신흥국들의 입김이 급기야 국제경제기구의 수장자리까지 꿰차 권력이동을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 측의 자존심 세우기도 만만치 않다. WB 이사회는 신임 총재 후보자 추천을 3월 23일까지 받고,이를 3명으로 압축한 뒤 최종 적임자를 4월 20일께 결정한다. 이에 후보자 추천이 이뤄질 향후 20여일간 전 세계 금융ㆍ경제 거물들의 국적을 둘러싼 자존심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美, 비(非) 미국인 후보의 도전도 방해”=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미국, WB라는 제국을 놓치 않는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 행정부는 신망있는 비(非)미국인의 차기 총재 도전조차 방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6월 IMF 총재에 크리스틴 라가르드 당시 프랑스 재무장관이 낙점되면서 IMF 수장은 유럽, WB 총재는 미국이 ‘나눠먹기’식으로 맡는 관행을 비판하는 의견이 비등했지만, 미국은 아랑곳하지 않는 셈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과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 등은 노골적으로 WB 차기총재는 미국인이 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졸릭 현 WB총재조차도 “미국에서 내 후임이 나온다면 세계은행이나 미국을 위해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 고위 관리는 “미국으로선 올해 대선이 있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미국의 위상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인상을 의회에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미국인 WB총재를 배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유리 다두쉬 전 WB 경제정책국장은 “당신이 인도인이라면 정말 미국의 WB 후보와 공개적으로 경쟁하고 싶겠는가”라며 “인도는 WB총재직 보다는 중국과의 경쟁 관계 때문에 미국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후보군은 어떤가=미국의 이같은 강공 드라이브에 맞서 멕시코와 브라질, 중국 등이 WB 차기 수장은 신흥국에서 나와야 한다고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거의 미국인이다.

FT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첫 손으로 꼽으면서도 클린턴 본인이 고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WB 사상 첫 여성총재의 가능성을 열어둔 채 수잔 라이스 국제연합(UN) 주재 미 대사, 라엘 브레이너드 미 재무차관, 인드라 누이 펩시코 최고경영자(CEO), 로라 안드레 타이슨 전 국가경제보좌관 등이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고 봤다. 세계 최대 채권회사 핌코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CEO와 존 케리 위원장도 거론된다.

또 다른 외신들은 로렌스 서머스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로버트 루빈, 로버트 맥나마라 전 국방장관 등을 후보군에 올리고 있다.

물론 미 행정부는 이런 관측에 대해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미국이 유력 인사들을 앞세워 사실상 ‘인해전술’을 펴는 가운데 비(非)미국인으로서 WB 차기 수장 후보를 거론한 건 워싱턴포스트(WP)정도다. 이 신문은 케말 더비스 전 터키 재무장관, 인도네시아 출신의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WB이사,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몬텍 싱 알루왈리아 인도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후보로 예상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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