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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금융 3.0’시대…김정태 本色 발휘할까
소탈한 형님 리더십·자타공인 영업의 달인 하나금융지주 회장 내정…글로벌 금융기업 도약 과제
‘하나 3.0’호(號).

과거 한국투자금융 시절을 ‘하나금융 1.0’, 하나은행 출범 이후를 ‘하나금융 2.0’이라면 외환은행을 품은 시점부터는 ‘하나금융 3.0’ 시대의 시작이다. 그 선장으로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낙점됐다.

하나금융 3.0 시대의 화두는 ‘글로벌 톱50, 아시아 톱10 금융그룹 도약’이다. 차기 회장의 목표도 이미 뚜렷한 셈이다. 한 식구가 된 외환은행을 발판삼아 세계적인 금융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관련기사 5면

대안은 유일했다. 김 회장과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이 동시에 용퇴하는 상황에서 이들과 함께 하나금융을 이끌어 온 김 행장만큼 ‘포스트 김승유’에 적합한 인물은 없다는 데 모두가 공감했다.

1992년부터 하나금융에 몸담은 김 내정자는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하나대투증권 사장을 거쳐 2008년부터 하나은행장으로 일해 왔다. 그만큼 누구보다 조직 내부사정에 밝다.

여기에 특유의 친화성을 바탕으로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다. 씨름 선수를 연상케 하는 거구임에도 시무식이나 야유회 등에서 스스럼없이 ‘시건방춤’을 출 정도로 소탈한 그의 ‘형님 리더십’은 이미 정평이 났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영업의 달인’이다. 그가 고안한 제도만 해도 ‘지점별 주특기’ ‘토요일 미팅’ ‘야간산행’ 등 수두룩하다. 몸으로 체험한 만큼 현장에서의 반향은 컸다. 그러면서도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 김선권 카페베네 사장, 김영찬 골프존 사장 등 마케팅에 일가견이 있는 중견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을 직접 만나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하나대투증권과 하나은행의 도약은 김 행장의 ‘영업중심 경영’에 따른 성과다. 



이런 그답게 내정 직후 김 행장은 “직원들이 스스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헬퍼’(조력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일성을 내놨다.

물론 당장 하나금융의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나금융=김승유’라는 이미지가 워낙 강하다. ‘김정태의 색’을 발휘하는 것이 과제다. 하지만 언제나 색깔은 톱이 돼야 나타난다. 2인자가 색깔을 드러내는 건 명을 단축하는 일이다. 1인자가 될 수 없다. 김승유 회장 조차 윤병철 시대엔 오랜 2인자였다. 평탄했던 후계자 선임 과정만큼 무난하게 새로운 하나금융이 연착륙하게 될지 향후 ‘김정태 호’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하남현 기자> /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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