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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신감 엔진 달고…서진원의 신한은행號 3년 더
조직 정비·사상 최대 실적 달성“ 연임 당연하다” 분위기…신한사태 상흔 없애기 등 숙제 산적
2010년 12월 30일. “예상밖이다” 서진원 당시 신한생명 사장이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후임으로 내정됐다는 발표 뒤 금융계의 반응은 그랬다.

2012년 2월 23일. “예상대로다” 신한금융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는 이날 서 행장의 유임을 내정했다. 안팎에서 당연하고 예정된 수순이라고 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2년 남았기에 3년 임기를 보장받기가 쉽지 않다는 추측과 달리 서 행장은 2015년까지 신한은행의 지휘봉을 쥐게 됐다. 1년 3개월 만에 그에 대한 평가는 이렇게 180도 달라져 있었다.

서 행장이 경영을 맡은 첫 해인 지난해 신한은행의 성과를 보면 그의 연임에 이의를 달기는 어렵다. 신한은행은 전년 대비 26.8% 증가한 2조118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신한은행 역사상 최고의 실적이다. 국내 은행권 중에서도 최대 수익이다. 흐트러진 조직을 빠르게 추스리고 거기에 최대 실적 달성이라는 열매도 딴 셈이다.



취임 당시 서 행장은 유력 후보군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적임자’였다. 경영진 내부의 갈등과 그로 인한 송사로 무너진 조직을 이끌고 상처받은 직원을 어루만지려면 사태에서 한 발 떨어진 인물이 필요했다. 게다가 그는 소탈한 성격과 뛰어난 추진력을 인정받았다. 신한생명의 경영실적도 그가 적임가임을 웅변하고 있었다. 결국 그는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서도 사상 최고 실적까지 이끌어냈다.

신한은행장으로의 첫 입성 당시에 비하면 나아지기는 했지만 그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우선 외부환경이 녹록지 않다. 유로존 재정위기 등으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져 당장 수익성 악화가 걱정된다. 하나금융그룹의 외환은행 인수 등에 따른 급변하는 국내 금융권의 치열한 경쟁도 이겨 나가야 한다.

아직도 일부 남은 ‘신한 사태’의 상흔을 없애야 한다. 올해부터 기업투자금융(CIB) 부문과 자산관리(WM) 부문에 도입된 매트릭스 체제의 조기 안정화도 숙제다.

하지만 서 행장은 자신감 있어 보인다. 2010년 12월 취임 당시 “경영 정상화에 주력하겠다”며 조심스러워한 그는 이번 연임 확정 이후 “스마트 금융의 확산을 이끌겠다”며 본격적으로 자신의 색깔을 낼 태세다. 그가 선장으로 이끄는 ‘신한은행호(號)’의 본격적인 항해는 이제부터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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