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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튼 존,휴 그랜트,마돈나는 관리대상,왜?
엘튼 존, 휴 그랜트, 브래드 피트, 마돈나, 그리고 뮤지컬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 이들 스타와 유명인사는 미술경매사들의 관리대상이다.
스타들이 수집한 그림이며 조각, 보석, 가구 등은 경매사들의 주요 관심대상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 같은 세계적인 경매사들은 스타및 유명인사들의 예술품 수집에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이들의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가수이자 작곡가인 엘튼 존이다. 엘튼 존은 ’컬렉션계의 제왕’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아이템들을 열광적으로 수집하고 있다. 유명 사진작가의 작품사진이 그 중심에 놓이고, 음악앨범 악기 사진기 안경 시계 등등 온갖 장르를 넘나들며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안경의 경우 일일이 세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디자인을 보유 중이다. 



엘튼 존이 이토록 수집벽이 생긴 것은 집안 내력 때문이다. 그의 어머니는 일평생에 걸쳐 음악앨범을 수집했다.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의 음반 수집활동을 보고 자란 엘튼 존 역시 스타 뮤지션으로 부상한 뒤론, 각 부문에 걸쳐 수집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그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 포토페어에서 한국의 사진작가 배병우의 소나무 사진을 수집해 배병우를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했다. 세계적인 스타가 손을 대면 단박에 유명세를 얻게 됨은 물론이다.



영국 출신의 연기파 배우 휴 그랜트 또한 미술품 수집에 관심이 많은 스타다. 그는 앤디 워홀의 작품 ’리즈’를 지난 2001년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38억원에 사들였다가, 6년 후인 2007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되팔아 200억원이 넘는 차익을 실현하기도 했다. 워홀의 작품이 이렇듯 크게 오를줄 모른채 ‘술한잔 걸치고’ 경매에 참여했던 게, 뜻하지 않은 ‘대박’으로 이어진 것.

비단 앤디 워홀 뿐이 아니다. 휴 그랜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유명 경매사의 프리뷰 행사장과 미술관을 찾곤 한다. 그가 나타나면 경매사측에선 반색을 하게 마련이다. 고객으로 경매에 이따금 참여하는 데다, 워낙 얼굴이 잘 알려진 스타인 관계로 행사장에 활기가 돌기 때문이다. 


브래드 피트 또한 질세라 작품을 사는 컬렉터다. 브래드 피트는 경매장 보다는 아트페어(art fair), 특히 세계 정상급의 아트페어인 ‘아트 바젤(Basel)’의 단골 고객이다.

독일, 프랑스, 스위스 3국의 국경이 맞닿는 스위스의 작은 도시 바젤에서 지난 1970년 창설돼 매해 6월 열리는 아트 바젤은 연간 200여만명이 관람하는 대형 미술장터. 브래드 피트 같은 큰 손 고객은 VVIP에 해당된다. 아트바젤 조직위측은 일반고객 대상의 오프닝 하루 전에, 브래드 피트 같은 거물급 컬렉터들에게 미리 출품작을 둘러볼 수 있도록 프리뷰 기회를 제공한다. 이 때문에 아트 바젤 프레 오픈 시점에는 전세계에서 고급 자가용비행기가 바젤 공항에 잇따라 착륙하곤 한다. 

브래드 피트는 순수미술 외에도 생활 속에서 늘 사용하는 디자인 아이템(가구, 도자기 등등)에도 관심이 많은 편. 아트 바젤의 위성쇼인 ‘디자인 바젤’에도 종종 들리는데, 한국작가 이헌정의 세라믹 벤치와 도예가 장진 교수(경희대)의 세라믹 볼 등을 직접 구입하기도 했다. 



이밖에 가수 마돈나는 멕시코의 작고한 여성화가 프리다 칼로의 열렬한 팬으로, 그의 그림을 컬렉션한 바 있다. ’오페라의 유령’ 등 주옥같은 뮤지컬 작품을 다수 내놓은 영국의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 또한 아트 컬렉션이 수준급인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미술잡지 ’아트뉴스’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200대 미술품 수집가’에 매년 선정되곤 한다. 가수 스팅 또한 미술품 수집에 관심이 많은 스타로 꼽힌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쥬라기 공원’의 원작자이자 영화감독, TV시리즈 제작자로 활동했던 과학스릴러 작가 마이클 크라이튼(1942~2008)의 컬렉션이야말로 당대 최고로 평가된다. 그가 수집한 재스퍼 존스의 작품과 로이 리히텐슈타인, 클라스 올덴버그의 그림은 지난 2010년 5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성황리에 판매됐다. 총 145점이 출품됐던 크라이튼 수집품 경매의 낙찰총액은 9332만달러(한화 약1052억원)에 달했다.


크라이튼은 제프 쿤스, 파블로 피카소, 로버트 라우셴버그의 작품도 수집했는데, 특히 성조기를 그린 재스퍼 존스(Jasper Johns)의 ’깃발(Flag)’은 존스의 작품 중에서도 최고작으로 손꼽히는 그림이다. 존스와 친분이 두터워 1974년 작가로부터 직접 작품을 구입한 크라이튼은 베벌리힐스 자택 침실에 그림을 걸어놓고 늘 감상했다고 한다. 이 작품은 추정가가 1000만~1500만달러였으나 경매에선 이를 훌쩍 상회하며 2864만달러에 낙찰됐다.

하버드 의대 출신(박사)인 크라이튼은 소설 집필에서처럼 미술품 수집에서도 ‘연구의 거장’이었다고 전해진다. 단순히 취미로 즐기는 게 아니라, 작품 수집에 있어서도 진지하게, 연구 노력하는 자세로 임한 셈이다.
불세출의 TV시리즈 ‘ER’의 각본도 쓰고, 제작에도 참여했던 크라이튼은 미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가인 올덴버그, 리히텐슈타인, 라우셴버그와도 교류하며 담론을 펼쳤는데 안타깝게도 다소 이른 나이에 림프종으로 세상을 뜨고 말았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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