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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미들 ‘한탕’ 욕심에 증권사도 가세
투자의 정석을 만들자 <中> 테마주에 휘둘리는 한국증시, 왜?

“하루라도 수익 낸다면…”

장기투자보다 단타 극성

증권사도 추천주로 올려

당국 안일한 대처 도마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정치 참여 부인 발언에 25일 증시에서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급락하고 EG는 급등했다. 감독당국의 강력한 대처 발표에도, 테마주의 흥망성쇠를 그대로 보여준 씨앤케이인터의 몰락에도 테마주의 생명력은 강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테마주에 휘둘리는 것은 한탕주의 투자문화와 이를 영업에 적극 이용한 증권사, 그리고 선제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감독시스템이 모두 합쳐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국내 주식투자 인구는 지난 2010년 말 기준 479만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투자자 저변은 점점 확대되고 있지만 투자문화는 같이 성장하질 못했다.

개인투자자들 비중이 절대적인 코스닥시장의 경우 지난해 상장주식회전율이 500% 이상인 종목은 289개로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기업의 실적에 근거한 장기투자보다는 단기 모멘텀에 의지한 단타매매가 극성을 부리고 있단 얘기다. 처음에는 작전세력이 테마주를 의도적으로 형성했다 해도 개인투자자들의 ‘폭탄 돌리기’가 가세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하다. 나중에 주가가 떨어진다는 것을 알지만 단 하루라도 수익을 내고 나오면 된다는 생각에 또다시 폭탄을 받아들게 되는 상황이다.

나흘째 하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반토막이 난 씨앤케이인터의 소액주주 비중은 최대주주 등을 제외하면 전체의 99.92%를 차지한다. 정치테마주의 대표격인 안철수연구소와 EG 역시 연초 이후 하루 평균 개인들의 매매 비중이 각각 97%, 99%에 이른다.

이를 부추기는 증권사도 문제다. 금융당국이 테마주와 관련 부당 영업행위 여부에 대해 일제 점검에 나선 이유도 그래서다.

실제 씨앤케이인터(옛 코코)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내내 증권사 지점장들의 추천주로 올라왔다. 당시 코코를 추천했던 지점장은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는 특정한 테마를 가진 기업이 강세를 보인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금값이 상승하는 동안에는 코코 역시 주가가 오를 것으로 판단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미 이상 급등락 현상으로 경고음이 울렸지만 더 오를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에게 추천했단 얘기다.

금감원은 증권사들이 평소 정치테마주를 얼마나 권유하는지 추천종목에 대한 현황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애널리스트 등 증권사 임직원들의 선행매매도 점검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테마주에 대한 강력 경고가 나오면서 연초 증권사들의 단골 리포트 아이템이었던 테마북은 현재 자취를 감춘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반적인 증권사 점검 차원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있었는지 보는 것이다. 증권사 차원의 선행매매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함께 살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증권사 영업직원은 “올해 4월 총선이 지나간다고 해도 하반기 대선이 남아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주가가 움직일 수 있는 모멘텀이 여전하다고 보는 상황이다. 테마주에 대한 단속이 강화된 이후로 직접 정치테마주에 대한 매매를 권유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고객이 먼저 움직일 수 있는 정치테마주에 대해 물어오면 답변은 해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안상미 기자 @hugahn>
/ 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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