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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유가 급등…물가 ‘엎친데 덮친 격’
두바이유 석달새 14% 급등

주요 산유국 정정불안에

1~3월 원유소비 급증

“물가상승률 > 성장률 우려”



이란 석유 수입 감축이란 큰 산을 넘어야 할 한국경제에 국제유가 상승이란 복병까지 덮졌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까지도 우려되는 상황에서 치솟는 국제유가는 말그대로 국내 물가에 직격탄이다. 성장과 물가 두 마리 토끼 모두가 우리 밖으로 뛰쳐나가는 꼴이 된다.

17일 국제금융센터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싱가포르거래소에서 매매되는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종가 기준 지난해 10월 4일 배럴당 96.76달러에서 지난 13일 109.84달러로 13.5% 상승했다.

정부는 경제 성장세 둔화가 뚜렷한 올해 그나마 물가상승률 하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 유일하게 유가였다. 하지만 이런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기대는 정부가 기대했던 최악의 상황보다도 더 안 좋은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란 사태에 이라크, 나이지리아, 카자흐스탄 등의 주요 산유국들도 정치적ㆍ종교적 갈등으로 원유 수급에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전통적으로 춘절과 전인대 등 굵직한 행사를 치르면서 1년 중 1~3월에 원유 소비를 가장 늘리는 기간인 점 또한 유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물가에서 유가가 가장 걱정된다”며 “원유 수입 가격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가관리에) 영향이나 효과를 미칠 수 있도록 유통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주유소 가격 안정을 위해 노력은 하겠지만 국제유가가 높아지는 것은 물리적으로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유가변동의 비선형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유가가 1% 높아지면 소비자물가는 즉각 상승 압박을 받아 8분기 후부터 10분기 후까지 0.1%가 오른다고 봤다. 국내총생산(GDP)은 감소폭이 급격히 넓어져 5분기 후 0.04%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추산했다.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유가가 지난해 상반기 수준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이 커 올해 물가상승률이 경제성장률을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 선임연구원은 “원유 급등은 석유제품을 비롯한 가계소비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며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위해 정부는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에너지 수급로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정식 기자>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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