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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김종인 균열... 좌클릭 급제동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의 쌍두마차가 삐걱대고 있다.

보수 삭제와 재벌 개혁 등 연이은 정체성 논란 속에 박근혜 위원장과 김종인 위원의 틈새가 조금씩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비쳐진다.

재벌개혁 전도사로 불리는 김 위원은 박 위원장이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을 모색하기 위해 삼고초려 끝에 ‘모셔온’ 인물이다.

때문에 친이와 쇄신계 일각에서 김 위원의 거침없는 발언을 문제삼아 비대위 흔들기에 나섰을 때도 박 위원장은 김 위원을 편들고 비대위원들에 힘을 실어줬었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보수 삭제 논란으로 당내 분열이 가속화할 조짐을 보이고, 이러다가 ‘집토끼도 산토끼도 모두 잃어버릴 수 있다’는 당내 위기감이 확산되자, 박 위원장의 태도가 바뀌었다.

한나라당이 기존의 ‘부자정당’ 이미지를 벗고 민생에 더 가까이 다가가야한다는 데는 100% 공감하지만, 당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것은 해당(害黨)행위라는 것이 박 의원장의 판단이다.

박 위원장이 12일 일부 비대위원들의 보수 삭제 주장에 대해 “내분은 안된다” 며 급제동을 건 것도 이같은 배경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영남권 중진 의원은 13일 “부자 증세, 보수 삭제, 재벌 개혁 등 무차별로 쏟아지는 당 일각의 쇄신 논의가 당의 정체성에 혼란을 불러 일으켜 자칫 당의 내분과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면서 “지킬 것은 지키고 나가야 국민들도 납득할 것, 지나친 쇄신 논의는 오히려 ‘포퓰리즘’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의 재벌개혁 방안도 이 연장선상에서 사실상 백지화 수순을 밟고 있다.

당 정책위 관계자는 “출총제와 금산분리는 단순히 재벌개혁 논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제활성화 측면도 함께 고려해야하는 문제” 라며 “책임있는 여당에서 무조건 재벌은 악이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면서 박 위원장과 김종인 위원간의 찰떡 호흡에 틈새가 벌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김 위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김 위원은 재벌개혁 문제에 대해 “재벌은 탐욕에 항상 차 있는 사람들이고 절제를 할 수 없다” 면서도 “(다만) 현재 심정으로는 그런 것을 이니셔티브(주도권)를 갖고 끌어갈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소신은 변함없지만 당에서 수용하지 못하면 추진하지않겠다는 완곡적인 표현이다.

김 위원은 이어 “보수 표현 문제와 마찬가지로 그런 문제가 나오면 또 보수 논쟁으로 갈 것”이라며 “말을 물가에 끌고 가도 물을 마시지 않으면 어쩔 수 없고, 결과는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국민에게 책임을 지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비대위원과 한나라당 의원들간 17일 연석회의 참석 여부에 대해서도 “그날 의원들과 얘기할 게 공천기준 등인데 그런 토의에 제가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양춘병 기자@madamr123>
yang@heraldcorp.com 


김종인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이 13일 열린 정책쇄신분과 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김 위원은 이날 자신의 주장과 달리 당 정강ㆍ정책에 `보수‘용어가 유지된 데에 대해 “하는 데까지 하다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면 내 나름대로 결심하면 되니까 의기소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박현구 기자> / phko@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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