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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 경영키워드>사활 건 강자들의 M&A…전쟁보다 치열했다
올 한 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어느 해보다 뜨거운 경쟁이 펼쳐졌다. M&A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대기업들의 다툼은 전쟁보다 치열했다. 그 과정에서 승자와 패자가 정해졌고, 희비는 엇갈렸다.

2011년 국내 M&A 시장은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그룹 간 현대건설 인수전의 연장전으로 문을 열었다. 작년 말 진행된 현대건설 M&A는 예상을 깨고 현대그룹의 승리로 막을 내리는 듯 했다. 현대차그룹보다 5000억원 이상 인수가를 더 적어낸 현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

그러나 현대그룹이 조달하기로 한 자금 성격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현대그룹이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으로 부터 끌어들이기로 한 1조원의 성격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게 발단이 됐다. 현대건설 M&A 당시 채권단은 인수대상인 현대건설의 자산을 매각하거나 담보로 제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때문에 1조원의 성격을 밝히는 작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현대그룹은 나티시스은행으로부터 조달하기로 한 자금의 성격을 밝히는데 실패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서 물러났고, 현대차그룹이 마지막에 웃었다.

현대건설 못지 않게 CJ그룹과 포스코그룹 사이에 벌어진 대한통운 인수전도 극적이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자구노력 차원에서 매물로 내놓은 대한통운 인수전에 CJ그룹과 포스코그룹, 그리고 롯데그룹이 참여의사를 밝혔다. 시간이 흐를수록 CJ그룹과 포스코그룹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됐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의 박빙승부가 점쳐졌다.

그러다 본입찰 나흘을 앞두고 삼성SDS가 포스코 컨소시엄에 참여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균형이 깨졌다. 삼성SDS는 포스코 컨소시엄이 최종 승자가 될 것으로 보고 대한통운의 물류 IT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포스코 쪽에 힘을 실어줬다.

주변에서는 삼성까지 가세한 만큼, 포스코 컨소시엄의 낙승을 예견했다. 하지만 대한통운 M&A에서도 역전극이 펼쳐졌다. 대한통운 인수에 사활을 건 CJ그룹이 통큰 베팅으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서 또 한 편의 드라마가 완성됐다.

하이닉스 M&A도 만만치 않았다. 내수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SK그룹의 주력사 SK텔레콤과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STX가 동시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인수전은 달아올랐다. 그러나 STX가 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하이닉스 인수 추진 중단을 발표했고, SK그룹에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가 생기면서 본입찰이 두 차례나 연기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다행히 SK텔레콤이 세 번째 본입찰에 참여했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사흘 만에 인수 본계약을 체결해 10여년을 끌어온 하이닉스 M&A는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다.

업계 관계자는 “치열했던 올해와 마찬가지로 대우조선해양, 하이마트 등이 매물로 나와 있는 내년 M&A 시장에서도 대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게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hamlet@heraldcorp.com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건설 인수를 마무리한 후 열린 임직원 조회에서 현대건설 사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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