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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 종전 선언했으나 갈 길이 멀었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 종전 선포는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무모한 전쟁 발발의 반성과 이로 인한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가 가져온 세계적 경제위기, 또 다른 전선 형성의 가능성 등 후유증이 심하다. 미국은 지난 15일 마지막 주둔군 부대에서 성조기 하강식을 갖고 종전을 공식 선언했다. 한때 17만명 규모에 이르던 미군 병력도 거의 철군을 완료한 상태다.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에 대한 9ㆍ11 테러사태 이후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이라크 전쟁이 역사의 한 페이지 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우리 한국군도 참전해 이라크 재건의 일익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종전 선언은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종전 선언과 전쟁 승리는 다르다. 이라크에서 독재자인 사담 후세인이 축출되고 민주정부가 세워졌으나 미국이 입은 상처는 결코 만만치 않다. 미군 희생자만 4400여명이고 전쟁에 쏟아부은 1조달러 정도가 고스란히 부채로 쌓이게 됐다. 더욱이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아무런 증거도 찾아내지 못함으로써 국제적인 신뢰성에도 커다란 상처를 남겼다.
그렇다고 이라크의 내정 및 치안 문제가 안전하게 정착된 것도 아니다. 종파적으로 시아파와 수니파로 나뉘고 10여개에 이르는 반군세력이 여전히 활동 중이다. 이로 인해 폭탄테러와 총격, 납치 등 크고 작은 충돌사건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총선거가 실시된 끝에 알 말리키 총리의 연립정부를 구성했지만 이라크 내부의 갈등과 혼란은 여전하다.
미군 철수로 중동의 전력구도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심각한 후유증도 우려된다. 특히 중동 각국에서 이른바 ‘재스민 혁명’의 여파로 민족주의에 기반한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석유자원을 노리는 국제사회의 각축전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이라크만 해도 석유를 확보하기 위한 외국 기업들의 새로운 싸움터로 변할 조짐이 다분하다. 이라크는 지난 2007년부터 외국에 대해 원유개발 사업을 개방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대응 태세도 긴박해졌다. 특히 원유 도입선이 이라크를 포함한 중동 지역에 집중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움직임이 가시화하면서 벌써부터 우리 경제에 짙은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이러한 필요성을 일깨워 준다. 이라크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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