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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위기 장기화… 전세계 은행 숨통 죈다
호주·미국도 자금 ‘빨간불’

유럽 7000억유로 차환 부담

유럽 위기 장기화로 전 세계 은행의 자금 압박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돈가뭄에 허덕이는 유럽 은행은 물론 미국과 호주 등 다른 주요국 은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유럽 은행이 내년 7000억유로 이상을 차환해야 한다”며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이들 은행이 추가 채권 매입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유럽의 불확실성 심화로 은행 간 초단기 금리가 2009년 7월 이후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았고, 유로/달러 환율도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1.3달러를 밑돈 점을 상기시키면서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에 유럽 은행은 핵심사업을 정리하는 등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프랑스 3위 은행인 크레디아그리콜은 그간 영업해온 53개국 가운데 21개국에서 비즈니스를 정리하고 있다.

WSJ은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분석을 인용해 “외국 은행의 미국 지점에 예치된 돈이 지난 5월 이후 20%가량 줄어 기록적으로 낮은 8770억달러에 그쳤다”면서 유럽 은행이 미국에서 발을 빼고 있음을 뒷받침했다.

또 구제금융에 직면한 독일 2위 은행 코메르츠방크는 ‘배드뱅크’에 부실채권을 넘기는 문제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씨티그룹의 유럽 은행 분석가 러닛 고세는 “유럽 은행 시스템이 근본적인 병을 앓고 있다”면서 은행이 살아남으려고 심지어 핵심 비즈니스까지 줄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기는 유럽을 넘어 미국과 호주까지 확산되고 있다. 호주의 웨스트팩뱅킹은 지난 14일 유럽의 재정난이 호주 은행의 여신을 압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국제 신용평가사의 무더기 은행 신용 강등 조치도 계속되고 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15일(현지시간) 스페인 은행 10곳의 신용을 강등한 데 이어 피치도 크레디아그리콜과 덴마크 최대 은행인 단스케를 비롯해 유럽 5개 대형 은행 등급을 떨어뜨렸다. 뿐만 아니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골드만삭스 등 미국 주요 은행의 등급도 하향조정됐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위기의 심각성을 참작해 이례적으로 내놓은 장기대출 조치에 대한 회의감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ECB가 금리 인하와 함께 유럽 은행에 대한 대출 기간을 그간의 최장 13개월에서 3년으로 대폭 늘렸지만, 과연 이 돈(1600억~2500억유로)이 ECB가 의도하는대로 위기국 국채를 더 사는 쪽으로 흘러갈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유럽 은행의 유로 위기국 채권 보유가 올 초 4970억유로이던 것이 지난 9월 말 현재 4550억유로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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