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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박스> 中캐디 푸루의 미소
오늘 아침에 행복한 메일 하나를 받았다.

중국에서 프로젝트 수행 중일 때 만난 캐디다. 이 캐디는 내가 캐디 면접 때부터 눈여겨본 친구였다. 단아하고 품위가 느껴지는 분위기가 주변을 조용히 압도하는 느낌을 많이 주었던 친구였다. 얼굴이 특별히 이쁜 것은 아니었으나 동작 하나 하나가 참 우아하고 단아했다. 걸음 걸이 하나, 마크 하나 하는 동작, 가르치는 동작 하나에도 우아함이 있어 참으로 고급스런 이미지였다.

내가 떠나기 전날 밤이었다.

노크 소리에 문을 열고 보니 예쁘게 화장을 하고 잘 차려입은 푸루였다. 늘 유니폼과 땀에 전 모습을 보다 사복을 입은 푸루를 보니 정말 아름다웠다. 남자 친구 만나러 갔다 오느냐는 내 물음에 부끄럽게 웃더니 방에 들어가도 되냐고 묻는다. 들어오게 해서 의자를 건네고 앉혔다.

“샤인, 그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 정말 잘 배웠습니다. 사회 나와서 만난 첫 번째 선생님인데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오늘 제가 이렇게 차려 입은 것은 선생님께 제일 좋은 옷을 입고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원래 미소에도 우아함이 묻어나서 보는 사람도 미소를 짓게 하는 친구였는데 그 말에 더욱 감동을 받았다. 슬며시 꺼낸 선물은 자신이 손수 만든 작은 손수건이었다. 이 열악한 기숙사에서 이 선물을 만들었다는데 또 한 번 감사함이 밀려왔다.

“한번 안아봐도 됩니까?”라고 부끄러운 미소와 함께 내게 질문을 했다. “물론이지. 내가 한번 안아봐 줘도 돼?”라고 묻고는 한참을 안고 있었다.

참 예쁜 친구. 캐디 실무를 가르칠 때도 단연 눈에 띄어 얼마 후 VIP 캐디로 발탁돼 종횡무진 활약했었다. 그래서 오히려 나를 잘 만날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 친구의 메일이 간간이 온다. 며칠 전에는 내가 그 친구 꿈을 잠깐 꾸었는데, 그다음날 메일이 와 있어서 텔레파시가 중국까지 통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예쁜 푸루의 미소를 보기 위해서 한 번 다녀와야겠다.

<쎄듀골프서비스연구소 소장 김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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