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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경제 ‘위기론’ 급속 확산
수출 둔화·제조업 위축

“과다 투자로 곳곳 위험에”

세계 석학 비관론 쏟아져


中 당국은 ‘성장 유지’ 고수

지준율 전격인하 특단책도



중국 경제에 위기론이 급부상하면서 지독한 스모그만큼이나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중국 성장의 버팀목이던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하고 부동산 시장과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면서다. 물밀듯 들어오던 핫머니도 슬슬 빠져나가고 있다. 대중국 외국인투자(FDI)도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성장 시대는 끝났다는 전망이 잇따른다. 심지어 내년에 경제가 곤두박질친 후 계속 내리막길로 치달을 것이라는 ‘중국 붕괴론’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앙경제공작회의에 앞서 매년 11월 말께 열리던 중앙정치국 회의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중앙정치국 회의는 내년 경제 정책의 주된 방향을 결정하는 회의다.

중국 경제의 복잡한 내부 사정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중국 경제위기론’ 본격 대두=세계 유명 학자들이 앞다퉈 중국 경제를 비관하기 시작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했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중국 위기론의 선봉에 서 있다. 그는 “실물 자본, 기반시설, 부동산 등에 과다한 투자로 중국 경제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크고 화려하지만 손님이 없는 공항과 고속철, 번쩍이는 정부청사, 인적이 드문 신도시 등을 예로 들었다. 루비니는 제조업, 부동산, 기반시설 포화 상황이 더 악화되고 고정자산 투자를 더는 확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는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2013년 이후 중국 경제가 경착륙을 맞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서구의 투자전문가 가운데에는 ‘중국의 거품이 붕괴되면 두바이 위기보다 1000배는 더 심각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비관론을 내놓는 이들도 있다.

중국 내에서도 위기론은 예외가 아니다. 일부 학자는 “중국의 성장열차가 올해 말 주유통에 기름을 다 써버리면서 내년에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경제 불황이 내년 한 해에 그치지 않고 최소 3년은 추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당국은 성장 사수=수출 급감, 부동산 붕괴, 외자 유출, 지방정부 재정 부실, 실업률 상승 등 여러 문제가 산재해 있지만 중국 경제책임자들이 심지를 곧게 세우고 있는 것은 바로 ‘성장 유지’다.

중국 중앙은행이 지난달 30일 오후 지준율을 전격 인하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지준율 인하는 3년 만에 처음이다. 물가도 중요하지만 성장 사수가 급선무라는 뜻이다. 다행히 그간 6%대까지 올랐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달 5%로 떨어진 데 이어 11월 4%대로 안착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직후와 마찬가지로 4조위안에 달하는 공적 자금을 대규모 방출할 수는 없다. 당시와 달리 중국의 내부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플레가 다시 고조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 수뇌부가 내년 경제 방향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고민이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최근 급부상한 중국 경제위기론이 너무 과장됐다는 주장도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성장률 9%를 유지하면서 물가를 6% 내에서 통제하고 있는 나라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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