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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重 노사평화의 산파 “어떤 복지도 고용안정 보다 나은 것 없다”
대표적인 노사 평화 기업으로 꼽히는 현대중공업. 그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오종쇄(50) 현중 노조위원장이 2일 4년만에 현장으로 돌아갔다.

이날 이임식을 마치고 현장으로 돌아가는 오 위원장의 목소리는 밝았다. 4년간 현중 노조 위원장을 지내며 현장 근무를 떠난 까닭에 다시금 땀흘려 일하는 것이 두려울 수도 있겠다는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그의 목소리는 가벼웠고 새로운 생활에 대한 설레임까지 느껴졌다. 오 위원장은 이날 이임식 이후 과거 자신이 담당했던 선반이나 밀링 가공을 보조하는 ‘공구실’에서 다시금 일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17대ㆍ18대 노조위원장을 지내며 17년 연속 부문규 임단협을 이끈 그에게 지난 4년을 물었다. 그는 모든 일이 중요하고 기억에 남지만, 지난 2009년 임금 교섭을 회사에 위임한 것을 가장 먼저 꺼냈다. 당시 글로벌 금융 위기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오 위원장은 임금 교섭권을 위임하는 대신 회사로부터 3년간 조합원들의 고용 보장을 약속받았다. 이런 노조 집행부의 결단에 대해 내부 반발과 반노동적 행위라는 외부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오 위원장은 “지금 똑같은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할 지 생각해보지만, 다시 생각해봐도 전체 대의를 위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의 그 어떤 복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고용안정보다 나은 복지는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쉬움이 남는 일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그는 좀더 많은 조합원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을 꼽았다. 4년동안 나름대로 뛰어다녔지만, 처음 생각했던 것의 10%도 못만난 것이 가장 아쉽다는 설명. 이런 까닭에 노동 현장으로 돌아가는 것이 그에게는 못다한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는 에너지가 된다고 말했다.
 
지난 1983년 현대엔진(1990년 현대중공업에 합병)에 입사한 오 위원장은 87년 노조를 조직하고 파업을 주도, 전국을 파업 국면으로 이끌 정도로 강성 노동 운동을 펼쳤다. 이후 해고된 상태에서 현대엔진 파업 지원하다 3자개입 혐의로 구속됐으며, 91년 현대그룹노조총연합을 결성하고 계열사 파업을 지원하다 2차례나 더 구속됐다.
 
지난 2003년 15년만에 복직한 그는 협력적 노사관계를 이끌며 ‘투쟁ㆍ쟁취ㆍ파업’으로 한정된 노동 운동의 가치를 ‘대중들의 이해와 요구를 바탕한 단결’로 넓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도제 기자 @bullmoth>
/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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