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철 엔피코어 대표 인터뷰
“중소기업도 핵심기술을 지키기 위한 보안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중소기업도 정보유출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며, 따라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승철〈사진〉 엔피코어 대표는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청 자료를 인용, 휴대폰 충격 완충장치 개발기술의 해외 유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회사 지분 분배 및 경영권 획득 요청 등으로 갈등을 빚은 한 회사의 임원이 이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완충장치 제조기술 및 설계도면을 USB와 e-메일 등을 이용, 대만의 한 회사에 유출하고 같은 업체를 설립해 제품을 판매한 사례도 있었다”며 내부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대개 개발자가 개발한 기술을 자기 것으로 생각해 자료를 가지고 나가 창업을 하거나 경쟁사로 이직을 하는 사례가 많다”며 “피해액은 평균 10억원 정도로 중소기업에는 굉장히 큰 규모”라고 얘기했다.
또한 이런 산업기술 유출에서 중소기업의 피해가 83%로 압도적이며, 인적 유출 시 내부자에 의한 것이 85.9%에 달해 내부 유출로 인한 피해 방지가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중소기업이 보안관리에 힘쓸 여건이 안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때문이다. 한 대표도 “보통 보안솔루션 가격이 수천만원에 달해 중소기업은 웬만한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는 한 도입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대기업이나 금융권도 매출의 5% 정도를 투자하는데, 중소기업은 그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 예상했다. “아마 거의 대부분 무료백신을 사용하는 정도일 것”이라며 중소기업의 현 실태를 꼬집었다.
한 대표는 내부 유출이 가장 문제시되는 이유에 대해 정보 접근성과 핵심기술 유출 가능성, 유출사실을 감추기 쉬운 점 등을 꼽았다.
그는 “내부자가 어떤 기술이 중요하고, 어떤 방법으로 빼내야 하는지 잘 알기 때문에 핵심기술 유출도 쉽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 대표는 이런 내부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내부자의 인식 제고도 필요하지만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저 직원을 믿고 따라갈 수 없는 것이라면, 완벽하지는 않지만 보안솔루션이라는 장치 도입을 통해 어느 정도 정보유출 방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CCTV와 같이 인터넷이 감시되고 있다는 걸 안다면 쉽게 유출하려는 시도도 줄어들고 자연스레 인식 제고의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최근 이에 따른 각계의 노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등에서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기술유출이 우려되는 유망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보안관제 및 시스템 구축 등이 이제 막 시작되려 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동안 중소기업은 보안솔루션의 불모지와 다를 바 없이 개념도 부족했기 때문에 그만큼 니즈가 없었지만, 최근 관심이 증폭됨에 따라 이들을 위한 맞춤형 저가 보안솔루션도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중소기업을 위한 저가의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 앞으로 도출되는 중소기업의 니즈를 반영한 강화된 저가 솔루션의 공급으로 중소기업을 위한 서비스 지원 여건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엔피코어는 최근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보안솔루션을 출시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