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90년대 민주화 투쟁때 집회 참가자들을 괴롭힌 주범 ‘CS최루액’이 30년만에 사라진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21일 “현재 경찰이 보유한 CS최루액 전량을 내년 중에 폐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경찰은 이미 사용중인 신형 파바(PAVA) 최루액과 캡사이신 근접 분사기로 CS최루액을 대체할 예정이다.

이들은 눈물샘을 자극하는 등 최루액으로의 효과는 기존 CS최루액보다 좋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인체에 덜 해로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경찰청 고위관계자는 “이미 CS최루액을 대신할 파바액이나 천연 캡사이신 등 장비를 보유한 데다 CS최루액은 유해성 논란이 있어 이미 2009년 이후 CS최루액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이번 조치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보관해두던 재고 물량마저 폐기해 우리나라에서 CS최루액을 완전히 없애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재 전체 최루액 보유량 1만318ℓ 중 44%인 4528ℓ를 CS최루액으로, 나머지는 신형인 파바 등으로 보유 중이다. 

80년대 시위진압의 상징 CS최루탄, 1987년 7월 9일 고 이한열 장례식 날 시청 앞 광장에 시민들이 모여들자 경찰 페퍼포그가 다연발 CS최루탄을 쏘고 있다.

경찰청 경비·경무국 기록을 살펴보면 CS최루액의 최초 도입 시점이 나타나지 않지만 1981년에 CS최루액을 보유했다는 서류가 남아있다. 19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1991년 강경대 열사 치사 사건에 따른 집회 등 대규모 시위에서 물포에 섞은 최루액은 경찰의 `효과적인‘ 진압 장비로 활용돼왔다.

그러나 국방과학연구소가 2006년 ’최루분말, 최루액 성분검사시험‘을 실시하고 CS최루액의 주성분인 CS가스와 용매인 디클로로메탄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이후 경찰은 CS최루액에 대한 의존도를 점차 낮춰왔다.

경찰은 2007년 CS최루액 4만9103ℓ를 폐기했지만 2009년에는 2137ℓ를 집회ㆍ시위 현장에서 다시 사용했으며 이후 긴급사태에 대비해 4528ℓ를 비상용으로 보유만 하고 사용하지 않아 왔다.

경찰은 정해진 사용량에 따라 CS최루액을 사용하면 인체에 크게 유해하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논란의 중심에 선 CS최루액 대신 스위스제인 파바액을 지난해부터 구입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경찰이 올해 8월까지 구입한 파바는 5880ℓ(2억7000만원 어치)에 달한다. 이 밖에도 천연 캡사이신 성분의 근접분사기를 도입해 시위대에 직접 뿌리기도 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경찰청의 내년 예산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최루액의 사용량 감소, 인체 유해성, 대체 최루액의 도입 등 측면을 들어 CS최루액을 전량 폐기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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