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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더 무서운 풍자개그가 온다
요즘 이 두 가지 모르면 대화에 끼어들기 힘들다.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와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하나는 지상파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고, 다른 하나는 인터넷 방송이다. 매체는 다르지만, 파급력은 상당하다. 사마귀 유치원, 애정남, 비상대책위원회로 이어지는 ‘개콘’ 의 사회풍자는 연령, 성별을 막론하고 공감대를 일으키며 인기몰이 중이며, 유명 연예인과 정치인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그럴 법한’ 가상의 이야기들을 양산해 내는 ‘나꼼수’는 얼마 전 토크 콘서트까지 열었다.

▶ 과거엔 더 활발했던 풍자 개그=사실, ‘3김시대’ 성대모사를 통한 풍자 유머의 인기를 떠올려 보면 최근 풍자 예능과 패러디 개그의 강세가 새로울 것도 없다. 정권 말ㆍ대선이 가까워 올수록 모든 매체의 포커스는 사회의 부조리와 정치인들에게로 향한다. ‘평가의 잣대’를 코미디 속에 녹이기에 무리없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개콘’ 의 서수민PD는 “늘 풍자개그는 존재했다. 하지만 피드백이 달랐다. ‘동혁이 형’이 그런 케이스다. 요즘엔 시청자들이 더 안테나를 켜고 본다. 크게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사마귀 유치원’ 등이 히트친 이유다” 라고 말했다.

또 고려대 현택수 교수는 “일종의 ‘레임덕 현상’ 이라고도 볼 수 있다. ‘나꼼수’ 도 그렇고, 정권 초 분위기에선 감히 나올 수 없었던 것들” 이라며 “정치권의 소신발언, TV와 인터넷을 통한 과감한 풍자ㆍ패러디 유머들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시기다”고 설명했다.

▶ 인터넷 시대, 풍자 코드가 바뀌었다=하지만 정권 초의 풍자 개그들이 금방 문을 내린 것에 대해서는 단순히 경직된 방송가 분위기 탓만을 할 수는 없다. ‘개콘’ 의 ‘사마귀 유치원’ 과 ‘애정남’ 이 연일 화제몰이를 하는 것은 정권 말이라는 시대상도 있지만, 최근의 유머코드, 그 중에서도 풍자 코드를 잘 읽고 있기 때문이다.

‘개콘’ 의 서수민PD는 “과연 ‘3김시대’ 유머가 지금도 있다면, 인기를 끌었을까에 대해서는 의문이다.‘비대위’의 쌍칼도 몇 년 전만 해도 받아들이기 힘든 캐릭터다”라고 최근 풍자 예능 인기에는 유머 코드 자체의 변화가 있음을 강조했다.

시청자 이상호(40세ㆍ남)씨는 ‘나꼼수’를 들으면 “그럴 줄 알았어” 하는 속 시원함을 느끼고, ‘개콘’을 보면 “모두 그렇게 사는구나” 하는 공감대가 생긴다고 한다.

▶ 더 세진 풍자 개그,이제 시작이다= 이러한 풍자 코너들의 인기를 타고,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속속 방송가에 복귀하고 있다. 이달 초 시작된 SBS ‘개그투나잇’ 은 아예 시사 풍자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으며, 종편 3사에서도 각각 풍자 유머를 콘셉트로 하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을 기획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tvN ‘코미디빅리그’ 의 선전을 본보기로,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들도 이러한 흐름에 편승할 조짐이다. MBC플러스미디어에서는 내년 초 방송을 목표로 패러디와 모사가 중심이 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MBC에브리원의 한 관계자는 “아직 기획단계지만 현재 풍자 개그 인기의 흐름을 탄 리얼 버라이어티나 공개 코미디 형식을 띨 것”이라고 귀뜸했다.

풍자 개그 열풍의 중심에 있는 ‘애정남’ 최효종은 정작 “풍자할 것 없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며 조심스런 바람을 밝혔지만, 대선을 앞둔 내년에는 풍자 개그 열풍이 아니라 광풍이 불어올 조짐이다.

<박동미 기자@Michan0821>/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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