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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신용등급 긍정 평가 좋아할 수 있나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Fitch)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재정위기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의 국가등급이 줄줄이 하향 조정된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그만큼 우리는 글로벌 재정위기에도 재정수지와 국가채무 등 양호한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고 통화 스와프, 외환보유액 확대 등을 통해 대외건전성까지 크게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이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재정 모니터에서도 나타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은 33.4%로, 선진국 평균 98.1%, 개도국 평균 40.9%에 비해 크게 낮다.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보다 나라살림 내용이 좋다는 증거다. 근성(경쟁력)에 맷집(대외건전성)과 근력(재정건전성)까지 갖췄다는 의미다. 글로벌 경제위기 때마다 한국은 외국투자자들의 ‘현금입출기(ATM)라며 비아냥대던 외국 유력 언론들이 머쓱해할 처지다.

이 밖에 호재도 많다. 미국 유럽이 휘청이고, 중국마저 인플레이션 압박에 놓여 오갈데없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몰려올 수 있다. 증시가 살면 소비가 늘고, 수출 호조를 통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도 기대된다. 그러나 한ㆍ미 FTA 비준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 내년 이후 부쩍 늘어날 복지비용 등이 국내 재정을 옥죌 여지는 날로 커진다. 반값등록금,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 등 공짜 요구에 지금 정치권이 적절히 대응할 수 없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한국 정치가 튼실한 경제상황을 좀먹어 들어가는 게 보이는 듯싶다.

더욱이 국제 신용평가기관들, 그중에도 이번에 긍정 평가를 내린 피치의 경우 오답에 가까운 보고서를 왕왕 낸 것이 꺼림칙하다. 그리스가 진정되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이탈리아가 야단이다. 남유럽과 미국발 재정ㆍ금융 위기는 곧 우리 수출전선의 먹구름이다. 가계부채는 위험수위를 넘은 지 오래고 중소기업들의 돈가뭄도 심각하다. 남북 간 갈등구조는 이란과 이스라엘 간 핵개발을 둘러싼 긴장 고조로 여전히 풀릴 길이 보이지 않는다. 이럴수록 대통령이 위기대응 시스템을 순발력 있게 가동해야 한다. 청와대 ‘지하벙커 회의’가 폼만 재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실제 용기 있는 실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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