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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아직 갈팡질팡하는 정부·여당 작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참패한 집권 여당의 요즘 모습은 보기가 민망할 정도로 넋 나간 몰골이다. 그만큼 충격의 강도가 컸다고 하나 실상 이미 예견된 결과다. 집권당의 인기 하락과 서민들의 불만은 선거 전부터 여러 형태로 분출됐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를 세대 간 대결 또는 중도파와 중산층 반란 등 여러 측면으로 분석하지만 공통분모는 역시 이명박 정권 심판론이다. 이것은 정치 분석가들이 자주 인용하는 소통이나 세대 단절 등 정치공학적, 통치기술적 차원이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와 이에 편승한 계급투쟁 요소까지 가세한 일종의 사회혁신 실험이었다. 이는 기성 야당은 물론 반체제 운동권, 시민단체와 진보지식인, 문화ㆍ종교인 등 이른바 진보세력들이 운동 역량을 총결집한 약진 운동이었다.

반면 정부ㆍ여당은 집권 후반기의 무사안일과 매너리즘, 무능과 책임회피에다 기득권 지키기와 파벌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었기에 애초부터 선거 결과는 보나 마나였다. 그런데도 충격을 받았다면 정치적인 판단력에 분명 문제가 있다. 나아가 집권층의 무능과 분별력 부재는 물론 사후수습과 대처능력까지 갈팡질팡함으로써 더욱 큰 실망을 주는 것이다. 정치적 참패에도 불구하고 “진 게 아니다” “대안이 없다” “대세론은 건재하다”느니 하며 상황의 심각성을 외면하고 현안에 대한 정면돌파를 계속 회피함으로써 신뢰 추락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같은 집권당의 지혜와 인재 부족, 용기와 결단력 결핍, 우유부단과 책임회피는 결국 대통령의 리더십과 통찰력 부재로 돌아간다. 임기 후반에 서울 내곡동 사저 파문 등 부동산 관련 잡음을 빚어낸 것은 누가 뭐래도 대통령 책임이다. 독선과 파벌 통치가 결국 집권당 파벌 싸움과 연관되지 않았는지, 폐쇄적 회전문 인사가 여권의 총체적 인재 부족과 두뇌 결핍을 촉진하지는 않았는지 등은 우선 대통령이 반성하고 되짚어볼 요소들이다. 그런 다음 집권 여당을 단속하고 독려해야 한다. 책임회피나 임기응변의 편법으로 임기 후반을 그냥 넘겨보겠다는 생각이면 내년 총선과 대선 결과 역시 뻔하다. 누구보다 대통령이 변해야 한다. 중도파와 중산층을 누가 끌어안느냐에 따라 다음 선거도 판가름 날 것이다. 이 점에서 이번 정치 실험을 성공시킨 범야권은 유리하다. 착각과 기득권에 안주한 여당과 독선에 갇혀 있는 청와대가 다음 선거를 만회하기는 현 상태로선 연목구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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