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서 병원은 감기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어린 아이를 둔 초보 엄마아빠들은 다양한 아이들의 증상에 당황하기 일쑤다.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소아 건강상식을 알아봤다.



Q1: 아이가 한번 감기에 걸리면 한달 이상 가는데, 감기약을 오래 먹여도 이상이 없을까요?

A1: 독한 약을 오래 먹이면 해롭지 않을까 걱정을 하거나 아이에게는 약을 안 먹이는 것이 면역성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하지만 용량과 용법, 부작용 등이 자세히 밝혀져 있어 제대로 쓴다면 오래 복용하더라도 문제는 없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사용하는 약은 엄마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안전합니다. 병이 오래간다면 그리고 그 병의 치료에 약이 꼭 필요하다면 당연히 오랫동안이라도 약을 먹여야 합니다.

예를 들면, 감기의 합병증 중 하나인 중이염은 최소한 10일 이상 항생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귀 아픈 증상이 사라졌다고 임의로 약을 끊으면 경우에 따라서는 재발되어 청력에 손상을 줄 수도 있고 항생제에 대한 내성의 증가로 치료가 잘 안되어 더 고생을 하게 됩니다.



Q2: 감기에 걸리더니 전혀 먹지를 않습니다. 방법이 없을까요?

A2: 감기에 걸린 아이는 식욕이 떨어져서 무엇이든지 잘 먹으려 하지 않고 혹시 잘 먹었다 할지라도 기침을 할 때 다 토합니다. 게다가 열이 있는 경우에는 수분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되어 쉽게 탈수증상에 빠져 잘 놀지 않고 잠만 자려는 증상이 흔히 나타납니다.

되도록 딱딱한 음식보다는 아이가 좋아하고 소화가 잘 되는 부드러운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몸 안에 충분한 수분이 있어야 열, 기침, 가래, 코막힘 등의 감기 증상들이 빨리 호전되므로 무엇보다도 보리차나 주스 등을 조금씩 자주 먹여서 탈수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열이 나거나 목이 아파서 먹는 것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아이가 잠만 자려하거나 소변량, 횟수가 줄어들 경우 링거 주사를 맞아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반드시 병의원을 방문하여야 합니다.



Q3: 코가 너무 잘 막혀서 코흡입기로 매번 빼주고 있습니다. 콧물을 빼주어도 되나요?

A3: 코가 막혀 아이가 많이 힘들어하고 먹고 자는데 지장이 있으면 당연히 코를 뽑아주어 일단은 편하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너무 자주 뽑으면 코 안도 헐고 콧물도 더 차므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코가 많이 막혀서 힘들어 할 때 한두 번은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사용하는 강력한 기구를 이용해서 콧물을 뽑아내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그리 권장할 만한 일은 아닙니다. 우선은 코막힘이 덜해질지는 몰라도 자꾸 반복해서 코를 뽑아 주면 점막이 메마르게 될 수도 있고 코에 있는 우리 몸에 유익한 성분까지 몽땅 제거해 버리기 때문입니다.

간혹 코 속에 젖을 짜 넣어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염증 등을 유발 할 수 있기 때문에 좋지 않고 꼭 필요한 경우 생리식염수 1～2방울을 넣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4: 가습기를 틀어주는 것이 오히려 더 나쁘다고 하던데…

A4: 호흡기 질환의 치료에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은 감기치료의 기본적 조건입니다. 자칫 습도가 너무 높아지거나 세균 감염을 높인다는 우려가 있긴 하지만 몇 가지 주의사항을 지켜준다면 가습기가 도움이 됩니다.

먼저 가습기에 사용하는 물은 정수된 물이나 끓였다 식힌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통은 하루 한 번 이상 깨끗하게 청소하고 햇볕에도 말려서 가능한 한 청결을 유지하도록 합니다.

가열형과 초음파형이 시중에 많이 나와있는데 가열형은 방안의 온도를 높이며 특히 개구쟁이 아이들의 경우 가끔 화상을 입는 단점이 있고, 초음파형은 방안의 온도를 낮추는 면이 있어 어떤 것이 더 좋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단, 가습기 사용시에는 방안의 온도조절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방안의 이상적인 습도는 50% 정도이고 이상적인 실내 온도는 23～25도 정도입니다.

가습기의 증기를 아이 쪽으로 보내는 것은 좋지 않고 방안의 전체적인 습도를 조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5: 열 날 때는 찬물이나 알콜로 씻어주는 게 더 좋지 않나요?

A5: 절대 안됩니다. 38.5도 이상 열이 지속될 경우에는 옷을 다 벗기고 닦아줘야 합니다. 이때 찬물로 닦게 되면 피부의 혈관이 수축되어 몸 속의 열이 발산이 안돼 체온은 더 급격하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또한 피부와 몸 속과의 온도차이가 많아 추워하며 떨다 보면 아이가 힘들고 괴로워하게 됩니다.

그런가 하면 주위에서 찬물이나 알코올 섞은 물로 닦는 것은 흔히 봅니다. 그러나 이것은 일사병으로 인한 고열에서만 쓰는 방법이며 알코올의 경우 아이의 몸 속으로 흡수되어 중독현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30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로 지속적으로 닦아줌으로써 증발로 인해 열이 서서히 내리게 해줘야 합니다.



Q6: 열이 나면서 아이가 추운 듯 덜덜 떠는데 어떻게 하나요?

A6: 열이 올라가는 초기에는 오한이 일어나는데 너무 추워하면 옷을 입혀도 되며, 이럴 때 열이 다 올라가면 추운 것이 멈춥니다. 그 후에 미지근한 물로 닦아주면 됩니다. 물론 다시 몸을 떨 수 있지만 이때는 추워해도 그냥 닦아주십시오. 이는 일시적인 증세이며 열이 충분히 떨어지면 도리어 추워하는 것이 줄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Q7: 감기 걸렸을 때 목욕 시켜도 되나요?

A7: 목욕 시간을 짧게 하고 목욕 후 체온 소실이 되지 않게 바로 마른 수건으로 잘 닦아준다면 괜찮습니다. 그리고 목욕 후 바로 재우기보다는 좀 놀게 해서 몸에서 열이 나게 한 다음에 재우는 것이 좋습니다.



Q8: 밤마다 기침을 심하게 해서 안쓰러운데 기침을 멈추게 할 수 없나요?

A8: 기침은 우리 몸에 들어온 나쁜 것을 내보내기 위해 하는 것으로 기침을 억지로 못하게 하면 더 심한 호흡기 질환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기침을 줄이는 치료를 하면 감기 증상이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감기 치료에는 오히려 손해인 경우가 많습니다. 기침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억제시키고, 감기가 치료되면서 기침도 치료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감기를 치료할 때는 기침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가래를 묽게 하고 기관지를 확장시키기도 하는데, 이렇게 하면 일시적으로 기침을 더 많이 하기도 합니다.

기침이 심할 때에는 적당한 습도를 유지함으로써 호흡기 점막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호흡기 점막에 가래가 달라붙으면 기침을 하기가 힘들어지므로 수분을 많이 섭취해 가래를 묽게 해줘야 합니다.



Q9: 감기 걸렸을 때 예방접종을 해도 되나요?

A9: 감기가 심하지 않다면 미열이 있어도 예방접종은 가능합니다.

물론 예방접종은 반드시 정해진 날짜에 맞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능하면 날짜를 지키는 것이 좋지만 사정에 따라 연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접종의 종류에 따라 연기할 수 있는 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접종이 늦어질 때는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감기에 걸렸더라도 의사가 판단하기에 괜찮다면 예정대로 예방접종을 해도 됩니다. 감기 걸렸을 때 접종했다고 예방접종의 부작용이 더 증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Q10: 마스크는 쓰는 게 좋은가요?

A10: 사실 마스크를 쓴다고 감기가 빨리 좋아지거나 덜 걸리지는 않지만 잘 사용하면 약간은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선 추운 겨울날 마스크를 사용하면 차가운 바람이 아이의 호흡기로 바로 들어오는 것을 좀 줄여 줄 수가 있습니다. 또한 내쉬는 숨에 들어 있는 수분이 마스크에 붙어 있다가 다시 들어오기 때문에 약간의 가습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염성이 높은 독감 같은 호흡기 질환의 경우 다른 사람에게 감기가 전염되는 것을 막아줄 수 있습니다.

단, 마스크는 깨끗한 것을 사용해야 합니다. 마스크 안쪽은 내쉬는 숨에 의해서 습기가 많아지고 입안에 있던 균들이 묻어나기 때문에 마스크 하나를 며칠 동안 사용하면 오히려 더 해로울 수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마스크를 사용할 때는 자주 빨고 깨끗한 것으로 자주 갈아 사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도움말 : 을지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유철우 교수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