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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르난데스 사실상 재선, 포퓰리즘 공약으로 인기
‘제2의 에비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58) 아르헨티나 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가 확실시 됐다.

외신들에 따르면 오후 6시 투표 공식 종료와 함께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 집권 정의당(PJ)의 최대 정파인 승리를 위한 전선(FPV) 소속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득표율은 55~5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나머지 6명의 후보 가운데 사회주의자인 에르메스 비네르(68) 산타페 주지사가 14~15%로 2위, 리카르도 알폰신(59) 연방하원의원이 9~10%로 3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 대선은 1차 투표에서 한 후보가 45% 이상 득표하거나, 득표율 40%를 넘으면서 2위 후보와의 격차를 10%포인트 이상 벌리면 당선을 확정한다. 차기 정부는 오는 12월10일 출범한다.

출구조사 결과가 적중하면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군사독재정권(1976~1983년)이 종식되고 1983년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래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게 된다.

아르헨티나 TV 방송들은 아직 공식적인 개표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돼 임기를 4년 연장했다”는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2007년 10월 28일 남편 네스토르 키르츠네르 전 대통령의 후광을 입고 대통령에 당선된 페르난데스는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과 함께 남미 2대 강국의 여성 대통령으로서 ‘우먼 파워’의 주역으로 꼽힌다.

당시 세계 최초의 직선 대통령 부부로 화제를 모았던 페르난데스는 이번 재선에서 ‘제2의 에비타’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유권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지난 7월에는 정부 청사 벽에 높이 31m의 에비타 초상을 설치하기도 했다.

페르난데스는 재선 성공을 위해 에비타의 ‘페론주의(친노동, 저소득층 정책)’를 부활시켰다. 선거 캠페인 이름도 ‘모두에게’로 정하고 국가 총예산의 19%(170억달러)를 국민 생활 보조금에 사용했다. 특히 유료 케이블 TV의 프로 축구 중계를 전국민이 무료로 볼수 있도록 지상파 방송으로 전환해 유권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또 은퇴자 670만명의 연금을 올해 37% 인상했고, 무주택 가정 집세 보조도 50% 올렸다. 전기, 가스, 유류세도 거의 무상이다.

하지만 페르난데스의 이같은 포퓰리즘 공약 남발은 벌써부터 부작용을 나타내고 있다. 전기, 가스비가 싸지자 수요가 급증해 천연자원 대국인 아르헨티나가 2008년부터 가스를 이웃나라에서 수입하는 처지가 됐다. 각종 보조금 과다로 인플레이션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페르난데스에게는 ‘남미의 힐러리’, ’보톡스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변호사 출신으로 주의회 의원을 거쳐 1995년부터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연방 상원으로 당선됐다. 2003년 남편 키르츠네르가 당선된 이후 남편의 정책이 의회에서 통과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우는 등 퍼스트레이드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성형 등 사치스러운 생활이 스캔들로 비화했고 집권 기간 자기 재산을 7배 늘렸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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