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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웨이-월마트 수난…中·美 환율전쟁‘기싸움’
위안화 환율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양국의 대표 기업 격인 월마트와 화웨이(華爲)가 상대국에서 수난을 당하면서 중-미 간 기싸움이 이미 시작된 양상이다.

세계 최대 소매유통기업인 미국 월마트의 중국사업 최고경영자(CEO)가 17일 사퇴를 발표했다. 월마트는 천야오창 중국사업 CEO가 개인적인 이유로 사퇴한다고 밝혔지만 최근 발생한 월마트 충칭(重慶)점의 가짜 유기농 돼지고기가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월마트는 최근 충칭 지역 13개 매장에서 표준 미달 유기농 돼지고기를 팔다 적발돼 현지 공상국으로부터 15일간의 영업 정지와 296만위안의 벌금 처분을 받았다. 담당 직원 2명이 구속되는 등 모두 37명이 법적 처벌을 받았다. 현지 공상국은 유통업체에 대한 처벌로는 이례적으로 중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주중 미상공회의소는 “중국 정부가 미국에 모종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정치적 조치”라며 반발했다. 월마트 충칭점에 대한 처벌이 미국의 환율법안 승인 시기와 맞물리면서 중국 정부가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에 정치적 반격을 가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중국 내 여론은 외자 기업 프리미엄을 업고 그동안 오만한 영업을 해온 해외 기업이 드디어 철퇴를 맞게 됐다는 분위기다.

베이징과기대학 경제관리학원 류청(劉澄) 교수는 “월마트는 그동안 불법행위가 수차례 적발됐음에도 개선하지 않아 전형적인 ‘망나니’ 외자 기업이었다”면서 중국 당국의 관리가 강화되면서 이 같은 조치를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넷 여론조사에서도 ‘이번 월마트 중국사업 CEO의 퇴출은 월마트 충칭점의 유기농 돼지고기 사기 판매 때문’이며 ‘중국에서 월마트가 발전하길 원하지 않는다’는 네티즌의 응답이 각각 87%와 46.8%에 달해 월마트에 대한 반감을 대변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진출에 번번이 실패했던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도 미국 정부에 직접적인 반격을 가했다.

1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화웨이의 대외사무를 담당하는 윌리엄 플루머 부사장은 “지난 4년 동안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의 미국 기업 인수를 2건이나 거부했다”며 “인위적으로 공포감을 조성하지 말고 증거를 제시하라”고 말했다.

미국이 화웨이가 중국 군수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미국 진출을 거부한 데 대한 지적이다. FT는 화웨이가 지난 2008년 미국 정부로부터 미국 컴퓨터회사 스리리프(3Leaf)시스템 인수를 거부당한 이후 가장 과감한 반격을 했다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화웨이는 미국 3대 통신사인 스프린트넥스텔의 무선망 확장에 설비를 납품하려다 같은 이유로 승인을 받지 못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화웨이 제품의 미국 수입을 아예 보이콧하려는 계획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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