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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9%의 꿈 공유하자”…美 노조도 대거 가세
월가 시위 확산 일로
미국 젊은층을 중심으로 월스트리트 자본주의에 반발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가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달 17일 청년 실업자 수십명이 주코티 공원에 텐트를 치면서 시작된 이번 시위는 수천명의 노조원들이 가세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대규모 노조 가세= “우리는 (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1%를 제외한) 99%다.” “꿈을 공유하자.”

미국 뉴욕에서 5일(현지시간) 오후 열린 월가 점령 시위에 참가한 시위대는 1만여명으로 불어났다. 시위 시작 3주 만에 최대 규모다.

이번 시위에서는 기존 시위대 외에 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산업노조총연맹(AFL-CIO)과 뉴욕 시 교원노조, 자동차 제조업 노조, 운수노조 등 주요 직능단체 노조원들이 대거 가세했다. 특히 2만명 이상의 뉴욕 시립대 교수와 직원들이 참여하는 뉴욕 시립대 교직원단체 대표와 전국간호사연맹(NNU) 대표도 참가했다. 시위 주최 측은 이 지역 참가자만 8000~1만2000명이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교통노조 대표인 찰스 젠킨스는 이날 시위장에 임시로 마련된 연단에서 “미국은 뭔가 잘못돼 가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왔는데 일자리를 찾을 수 없다면 뭔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는 물리적 충돌없이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시위대는 북을 치면서 “미국을 구하라”, “평등, 민주주의, 혁명”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어린 자녀를 데려오기도 하는 등 가두행진을 이어갔다.

경찰은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이 밀집한 주변 거리의 차량을 통제할 뿐 시위를 막지는 않았다.

▶시위 확산 한계는?=젊은층 중심의 산발적 시위가 대규모 인원의 노조가 가세함에 따라 어떻게 발전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월가 점령 시위는 분노와 목표가 혼재되면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학을 나와도 일자리를 구할 수 없다” “주택은 차압되고 빚더미에 앉았다”와 같은 생계형 분노에서 “국민 혈세로 배를 불리는 월가 간부들을 구속하라”는 금융 자본주의에 반발하는 외침까지 시위대의 구호가 한 방향으로 모아지 않았다.

하지만 조직적인 시위 경험이 많은 노조가 월가 점령 시위에 동참함으로써 시위대의 조직화와 저변 확대가 가능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역사학자 폴 부레는 “이번 시위가 지난 5월 발생한 위스콘신 공공 부문 노동자 시위와 비교되고 있지만, 당시에는 ‘반(反)노조법’에 항의한 부모, 노인 세대는 물론 젊은층에 걸친 광범위한 참여와 뚜렷한 목적, 이민자가 많은 위스콘신 특유의 정체성이 반영돼 성공할 수 있었다”며 “이번 월가 시위는 현재까지 이 같은 조직력과 통일된 목적의식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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