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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銀 자본확충 공조속…伊 ‘10월위기설’ 현실로
유로존 재정 위기로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는 유럽은행들의 자본 확충을 위해 유럽연합(EU)이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 같은 방안은 3일(이하 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 재무장관 회담에서 적극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편에선 무디스가 이탈리아 신용등급을 3단계나 하향 조정, 유럽 위기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EU, 은행 자본 확충 검토=4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리렌 EU 경제담당 집행위원,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등 유럽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 EU가 유럽은행의 자본 확충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세부적인 방안은 아직 논의 중이다. 하지만 지난 룩셈부르크 회담에서 유럽 재무장관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를 진화하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유럽 각국이 유로존 위기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데 실패한 것을 인정하고 시장을 납득시키기 위한 조치에 들어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FT는 “EU 재무장관들이 실무 차원에서 유로존 각국이 함께 재정위기국의 국채를 보유해 부도설에 시달리는 은행들의 자본을 확충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리렌 집행위원도 FT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은행의 자본 포지션이 강화돼 추가적인 안전망을 공급하고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위기를 극복하고 신뢰를 높이기 위한 포괄적 전략의 일환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독일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다면 은행 자본 확충을 위해 2008년에 사용한 지원 메커니즘을 부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강하게 반대하던 기존 입장에서 크게 선회한 것. 그는 “가장 큰 걱정거리는 금융시장의 불안이 은행위기로 발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도 이 같은 방침에 힘을 실었다. 그는 “유럽은행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자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경기침체에 등급강등까지=유로존 3위의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에 대해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3단계 강등하면서 유로존 위기의 전염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무디스가 이탈리아 등급을 강등한 것은 유로존 재정위기와 이에 따른 장기자금 조달 리스크 확대, 거시경제의 취약성으로 경제침체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날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5.49%를 기록해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와의 스프레드가 3.76%포인트나 벌어졌다. 여기에 무디스의 등급강등으로 조달비용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탈리아 경제 역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0.2% 성장에 그쳐 유로존 평균(1.1%)에 못 미친 가운데 올해 2분기 성장률 역시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탈리아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6%와 0.3%로 각각 낮췄고, 이탈리아 정부도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당초 1.1%에서 0.7%로 하향 조정, 이탈리아가 등급강등에 경기침체까지 겹악재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스캔들 메이커’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리더십에 대한 불안감도 악재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550억유로 규모의 대규모 채권 만기를 버틸 수 있을지, 그동안 떠돌던 이탈리아 10월 위기설이 현실화될 수도 있는 분위기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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