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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母情, 가난한 아동의 건강위험 상쇄”
어린 시절 어머니의 보살핌과 사랑을 받은 아이는 열악한 환경에 따른 건강 상의 불이익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모정(母情)의 위대함을 과학이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 심리학과의 그레고리 밀러 교수팀은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아동의 경우 성인기에 만성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높지만 헌신적인 어머니 밑에서 자란 아동은 이런 위험도가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아동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저널 심리과학에 최근 발표했다.

가난한 환경의 어린이들은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어린이들에 비해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이 정설이다. 대사증후군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심혈관 질환 등 여러 질병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밀러 교수는 “대사증후군 위험성만 놓고 볼 때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더라도 어머니의 따뜻함을 많이 경험한 아동은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은 아동과 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미국의 중년 성인 1215명을 대상으로 부모의 학력수준 등을 기준으로 이들의 사회경제적 수준을 구별한 뒤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얼마만큼 보살핌을 받았는지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그 결과 전반적으로는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에 비해 성인이 된 후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4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난한 집 아이가 커서 대학을 졸업한 뒤 자신의 사회경제적 수준을 높여도 그 위험성은 줄지 않았다.


그러나 부모님의 보살핌이란 변수가 들어가니 결과가 확연히 달라졌다.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 중 어머니의 보살핌을 충분히 받은 아이들은 대학교육을 받은 부모 밑에서 유복하게 자란 아이들에 비해 대사증후군 위험에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아동외상학회 브루스 페리 박사는 “이번 연구는 긍정적 관계가 가난한 어린이들의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부정적 요인을 없애준다는 사실을 증명해 낸 데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 어떻게 어머니의 사랑이 심징질환이나 당뇨 등의 질병 위험을 낮추는 것일까. 연구진은 신체가 만성 스트레스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아동 발달에 치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아동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콜티졸의 분비가 많아질 경우 인체의 혈당조절 능력에 영향을 끼쳐 인슐린 민감도와 지방 저장 능력 등이 변할 수 있다. 이 모든 신체적 변화는 대사증후군 위험과 연관이 있다.

밀러 교수는 “그러나 부모와 접촉이 많고 세심하게 보살핌을 받는 아이일수록 심리적인 동요와 변화가 적고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어 이 위험에서 자유롭다”고 말했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고 범죄율이 높은 환경에서 자랐다 하더라도 어머니의 사랑이 이 모든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밀러 교수는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안정감과 신뢰를 주는 것은 특히 환경적으로 스트레스 정도가 높은 아이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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