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대형 전산사고를 일으킨 농협을 최근 특별 점검했다. 금융당국이 아닌 청와대가 직접 금융회사의 전산에 대한 점검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해석 대통령 IT특보는 지난 6일 농협을 방문해 전산사고 이후 농협이 추진해온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점검했다. 오 특보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직원과 함께 2시간 가량 농협 전산실을 둘러본 뒤 농협으로부터 서버의 내부망, 외부망 분리 여부 등에 대해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관계자는 “청와대가 직접 현장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어서 긴장했다”며 “보안 통제를 제대로 하는지 질문하고 재발방치 대책에 대해 격려했다”고 전했다.

이 처럼 청와대가 직접 금융권 전산부문을 점검한 것은 지난 4월 현대캐피탈 해킹 사건과 사상 최악의 전산사고인 농협 사고가 발생한 지 몇 달 만에 삼성카드 직원의 고객 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하는 등 보안 사고가 이어지자 직접 대책 마련에 나선 걸로 업계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청와대는 또 7일에는 금융IT 부문 모범사례로 국민은행을 방문했다. 김대희 방송정보통신비서관이 행정관 2명과 함께 여의도 IT센터 상황실 등을 둘러봤다. 김 비서관은 디도스 방어 체계에 대해 질문하고 전체 인력의 3.5%인 보안인력의 확대 필요성 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고객 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현대캐피탈과 삼성카드에 대해서는 경찰 조사 중이란 점을 고려해 점검하지 않았다.

신창훈 기자/chuns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