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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보야 문제는 마이너스 대출이야
9월부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이 재개되는 등 가계대출이 정상화된다. 은행별 월 가계대출실적을 모니터링해 대출 억제를 지도하던 금융당국도 분기별 실적 관리로 지도 방식을 전환해 은행에 자율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대출정상화에도 불구하고 신규 대출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규 대출의 경우 본점 승인을 받아야하는 데다 대출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마이너스대출은 가계대출의 화약고로 부상하고 있다. 통장개설이 활발했던 터라 대출한도 소진율이 소폭 증가하면

수조원의 대출이 추가 발생해 대출여유분도 그만큼 줄어든다.

▶9월부터 가계대출 정상화=시중은행들은 내달부터 가계대출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은행이 변동금리·거치식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재개한다. 이같은 조치는 금융당국의 후속 조치와 무관치 않다. 당국은 이달까지만 월단위별로 가계대출 실적을 관리하고, 내달부터는 분기별 실적관리로 지도방식을 변경할 계획이다.<본지 8월25일자 22면 참조> 금융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9월부터 분기 단위별로 가계대출 억제 목표치를 맞추도록 하겠다”며 “곧 은행에 구체적인 방안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대출은 정상화되지만 금리는 높아진다. 은행들은 대출금리 정상화 일환으로 대출금리를 일제히 올리기로 했다. 변동금리 기준 주택담보 대출금리는 0.1~0.2% 포인트 가량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은행 자율줘도 대출은 어렵다=대출창구는 열리지만 실제 대출이 활발할 지는 미지수다. 월별 목표관리에서 분기별 목표관리로 바뀌더라도 대출총량이 줄어드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쪽에서 보면 운영의 ‘묘’를 살릴 수는 있다. 한정된 대출자산으로 대출을 꿰맞춰야하는 은행은 그래서 고민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신청이 많아 통제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최근 출시한 고정금리 모기지론만 해도 벌써 1300억원이나 대출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다 보니 신규 대출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한도 소진에 대비해 저액 위주로 대출하려고 한다”며 “고액 대출의 경우 우대 금리도 없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8월 중 가계대출을 중단했던 한 은행 간부는 “이대로라면 변동금리 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은 9월에도 하지 못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마이너스 대출의 경우 대출 증가속도가 너무 빨라 가산금리를 0.5% 포인트 올렸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의 상당수는 마이너스 대출에 대한 우려가 깊다. 마이너스 대출이 가계대출의 시한폭탄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월19일 현재 마이너스 대출 잔액은 42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달 초 주가가 급락할 당시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올들어 대체로 41조~43조원으로 큰 변화는 없다. 한도 소진율도 44~45% 수준으로 안정적이다. 하지만 대출시장이 쪼그라들 경우 신규대출이 없더라도 한도소진율이 증가해 대출액이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45% 수준인 소진율이 55%대로 10% 포인트만 높아져도 가계대출은 4조3000억원이나 증가하게 된다.

한 은행 부행장은 “부동산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은 수그러들겠지만 문제는 마이너스 대출”이라며 “마이너스 대출소진율이 늘면 신규 가계대출도 그 만큼 줄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섭 신창훈 하남현 기자/ @JSYUN10>

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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