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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용동 대기자의 부동산 프리즘]‘5都 2村’트렌드 확산…오지에 볕드나
올여름은 잦은 비로 일조량이 감소하고 저온현상이 지속되면서 농작물 생육이 저하되는 이른바 웨더 쇼크(Weather shock)로 한철 장사를 망친 게 분명하다. 과일과 풋고추, 애호박 등 채소류 출하량이 최고 30%까지 줄었다니 어느 정도인지 실감이 난다. 여름 경제특수도 마찬가지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폭우, 물난리가 해수욕장은 물론 의류, 여행, 관광, 가전 등의 여름 수요를 잠재워버린 것이다. 심지어 강원지 오지 길가 원두막에서 판매하는 옥수수, 감자 등의 매출이 평년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쳐 농부들의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다. 수도권 수해와 휴가 포기 속출에 따른 나비효과가 강원도 산골까지 영향을 준 셈이다.
하지만 산골 레저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증폭되는 분위기다. 당장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확정과 KTX 등 새로운 인프라 건설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횡성, 원주, 강릉, 홍천 등 강원 도시권이 발빠르게 움직였다.
오대산 자락 오지권 토지까지 3.3㎡당 평균 20만원대를 넘나들 정도로 들썩이는 등 심산유곡 땅이 금값이다. 이용가치 불문하고 부르는 게 가격이다. 여기에 야외 레저활동 수요가 급속히 늘면서 가용토지 부족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내년부터 주5일제 수업이 전면 확대 시행되면 생태체험 등 가족, 취미 소그룹별 야외활동 인구는 더욱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게 된다. 이에 대응한 레저시설 신공간수요 역시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재미(fun)와 창의(creativity)에 기반을 둔 도심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베이비 부머들의 은퇴, 전원과 도시에 주택을 보유하려는 멀티해비테이션 욕구 등까지 가세하면서 여가문화의 트렌드와 지방 부동산시장 판도가 전환점을 맞고 있는 것이다.
지난 90년대부터 휘몰아쳤던 민박집 펜션화 주춤 현상이 대표적 사례다. 과잉공급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자연과 더욱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야영문화가 확산, 펜션문화가 빛을 잃어가고 있다. 고급 펜션만 살아남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캠핑인구가 이미 1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강원도 골짜기 캠핑장은 차산인해(車山人海)를 이룰 정도다.
70~90년대 초가집 살이 야영이 고급문화로 바뀌면서 침실, 거실이 구분되는 텐트, 산골짝까지 전기시설이 완료돼 전기담요를 가지고 다니는 야영문화로 발전되는 추세다. 계곡과 산, 바다, 문화재, 관광지가 한데 어우러진 곳에는 대거 오토캠핑장이 들어서고 있다. 강원도 영월 주천강, 법흥사 계곡은 40여개 야영장이 들어서 이미 포화상태다. 100대 이상의 자동차를 동시 수용하고 온수와 취사장, 샤워장까지 갖춘 고급 야영장이 즐비하다.
이 같은 바람은 청정지역인 홍천 내면으로 옮겨붙고 있다. 현지 김동환 오대산부동산 대표는 “지난해부터 내면에서 오대산 후면, 평창, 횡성에 이르는 주변지역이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며 외지인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매물부족 현상까지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5일은 도시에서, 2일은 시골에서 거주하는 이른바 ‘5都 2村 욕구’가 확산되면서 원시자연 속 거주수요 증가와 토지가격 뜀박질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다.
가진자들의 전유물이었던 고급 전원주택 대신 최근 들어 10평 안팎, 1억원 내외의 전원주택이 각광을 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땅값 5000만원에 건축비 3000만원, 취등록세 2000만원 정도에 새컨드 하우스를 갖는다면 일정계층만 누리던 과거와 달리 전원문화가 급속히 번질 것이다.
아파트 문화가 점차 사그라지면서 단독과 전원문화가 자리를 잡는 터닝포인트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ch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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