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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냉장고만 믿었는데 복통에 설사...여름철 음식관리법
비와 무더위가 반복되는 요즘과 같은 때가 되면 균이 잘 번식하고 음식이 쉽게 상하기 때문에 식중독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식중독에 걸리면 흔히 설사와 심한 복통, 구역질,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심하면 호흡마비와 극도의 탈수증, 뇌 기능장애, 뇌막염 등 치명적인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평상시 우리가 알고 있었던 잘못된 상식 때문에 식중독을 예방하기는커녕 더 큰 병을 불러올 수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음식물을 냉장고에 넣어두면 세균이 사라진다?=음식물을 냉장고에 넣어두거나 냉동고에서 얼리더라도 세균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세균은 10℃ 이하에서 번식이 억제되며, -15℃ 이하에서 번식이 정지되기 때문에 냉장고는 10℃ 이하, 냉동고는 -15℃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다만 리스테리아나 여시니아와 같은 일부 세균은 7℃ 이하에서도 활발하게 증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냉장고 내부에 음식물이 묻어 있으면 세균 증식이 잘 일어날 수 있으므로 냉장고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해동과 냉동은 자주해도 상관없다?=냉동과 해동을 되풀이 하는 것은 식중독에 걸리는 지름길이다. 냉동식품을 녹일 때 조리대에 그냥 올려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습관이다. 실온에서 해동하면 식중독 균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 해동은 냉장실이나 전자레인지를 이용한다. 야외여서 전자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밀폐된 용기에 넣어 흐르는 물로 녹이는 것이 좋다. 또한 해동 시에는 조리에 쓸 만큼만 녹이고, 해동이 끝나면 바로 조리에 들어가는 것이 안전하다.

▶익혀 먹으면 식중독에 절대 걸리지 않는다=일반적으로 음식을 잘 익혀 먹으면 대부분의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음식을 익혀도 식중독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바로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이다. 포도상구균이 만든 독소는 열에 의해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포도상구균의 독소에 오염된 음식은 익혀 먹어도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포도상구균은 자연계에 널리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깨끗하지 않은 식품 조리기구 등이 오염원이 될 수 있지만 대부분 음식물을 취급하는 사람이 오염의 원인이 된다. 특히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의 손에 상처가 있거나 신체의 다른 부위에 곪은 부분이 있는 경우 포도상구균이 증식하여 쉽게 음식을 오염시킬 수 있다. 음식물 중에서 우유, 크림, 치즈 등의 유제품이나 육류 및 가공품, 김밥, 도시락 등이 원인 음식이 될 수 있다.

▶식중독의 증상은 모두 같다?=식중독이라고 하여 증상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식중독을 유발한 원인에 따라 복통, 구토, 설사, 발열 등의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설사의 양상도 원인균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또한 일부 세균들은 단순히 소화기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관절염, 뇌 기능장애, 뇌막염 등 치명적인 질병을 불러 올 수 있다. 특히 가족 중에 노인이나 어린이, 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있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식중독에 걸리면 무조건 굶는다?=식중독에 걸리면 한두 끼 정도 금식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무조건 굶는 것보다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수분을 섭취할 때는 맹물만 마시기보다는 설사로 인해 잃어버린 전해질을 같이 보충해 주어야 한다. 물 1L에 찻숟가락으로 소금 1숟가락, 설탕 8숟가락, 오렌지 주스 1컵 정도를 섞어 마시면 적절한 양의 포도당, 나트륨, 칼륨을 섭취할 수 있다. 다만 반복된 구토와 설사로 탈수가 심할 때에는 정맥수액요법이 필요하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식중독에 걸리면 항생제를 먹는다?=식중독에 대해 항생제 사용이 필요한 경우는 매우 제한적이다. 대부분의 식중독은 충분한 수분과 전해질을 섭취하면서 쉬면 나아진다. 특히 포도상구균과 같이 독소에 의해 식중독이 발생한 경우 항생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고열, 혈변, 중증설사 등의 증상이 있거나 환자의 면역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항생제 사용이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식중독에 걸린 후 의사의 진단 없이 지사제(설사약)를 함부로 먹는 경우 장 내 염증성 물질이나 독소가 배출되지 않아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약물은 반드시 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받고 사용해야 한다.

■ 도움말 :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최원석 교수

심형준 기자 cerju@heraldcorp.com

※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는 생활수칙

-손을 깨끗이 씻는다. 손은 가장 중요한 감염원이다.
- 음식물을 조리할 때는 85℃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한다.
- 수건과 행주는 말려서 깨끗한 것으로 사용한다.
- 음식물이 상했다 싶으면 버리는 게 상책이다.
- 식품은 신선도가 생명이다. 유통기한 및 보존방법 등을 꼼꼼히 살피자.
- 고온으로 소독한 깨끗한 식기를 사용한다.
- 잔치나 뷔페 음식을 집으로 가져다 먹지 않는다.
- 설사를 동반한 채 배가 몹시 아프거나 열이 나면 즉시 병원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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