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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가폭락·실업·살인물가…‘분노의 역류’ 가 시작됐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유럽재정위기, 주가폭락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의 공포가 전세계 소요사태로 비화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동시다발적 경제 위기가 글로벌 증시 폭락은 물론 지구촌 곳곳에 정치, 사회, 문화적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의 경제 전문매체 CNBC는 11일 “영국을 비롯한 지구촌 각국의 소요사태가 세계 경제 불확실성과 주가 폭락 시기와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은 물론 아시아, 남미로까지 번지고 있는 대규모 시위가 세계 경제 불안감에서 촉발됐다는 분석이다.

▶긴축이 부른 영국 폭동=유럽의 대표적 경제대국인 영국은 최악의 폭동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6일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 시작된 폭력시위는 삽시간에 수도권 전체로 번졌고, 이어 제 2도시 버밍엄을 비롯해 리버풀 맨체스터 등 영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지난 4일 ‘런던의 할렘’ 토트넘에서 20대 흑인 가장이 경찰 검문 과정에서 사살당한 사건으로 촉발된 영국의 소요 사태는 정부의 긴축정책과 높은 실업률에 대한 젊은이들의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의 실업률은 8%에 육박하고 이중 16세~24세 청년 실업률은 20.4%에 달한다. 여기에 영국 정부가 막대한 재정부채 감축을 위해 실시한 대대적인 긴축정책이 전국적 폭동의 불을 당겼다.

특히 저소득층 밀집지역의 영국 젊은이들이 실업과 빈곤에 빠지면서 집단 약탈로 이어졌다. 무차별적으로 자동차와 건물을 불태우고 가게를 습격했다. 나흘째 계속되는 시위로 인명피해도 늘고 있다. 현재까지 시위 현장에서 4명이 숨지고 1100명이 체포됐다. 경찰도 110여 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집값폭등’ 이스라엘=지난 주말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는 물가 폭등에 항의하는 2만5000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날 시위는 이스라엘 전역으로 번져 31만명으로까지 확산됐다. 이를 두고 아랍권 신문인 ‘알-하얏트’는 “이스라엘 역사상 전례가 없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고 8일 보도했다.

시위대는 사회 정의 실현을 부르짖으며 “국민 31%가 놀고 먹는 기형적인 사회구조를 개혁하라”고 요구했다. 일 안하고 연금 받아 생활하는 정통파 유대인에게 세금을 물리고, 부동산 가격 안정과 국가 의료 시설 민영화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시위로 국정 지지도에 타격을 받은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시위대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주택건설을 늘리고 세금우대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위대의 분노를 잦아들지 않고 있다.

▶칠레, 계층간 불평등 폭발=남미의 칠레에서는 계층간 불평등이 공교육 개혁 요구로 폭발하고 있다. 지난 9일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학생, 교사, 학부모 6만여 명 참가해 “자유롭고 평등한 교육”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칠레는 남미 국가 중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높지만 계층간 소득 불평등이 가장 심한 나라다. 특히 지난해 3월 집권한 보수우파 정부인 세바스티안 피녜라 정부가 올해 초 교육예산 삭감 방침을 발표해 교육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5개월간 이어진 공교육 개혁 시위는 최근 반정부 폭력시위로 변질되는 양상이다. 복면을 쓴 일부 시위대가 대통령궁 주변을 막아선 진압경찰을 상대로 투석전을 벌이는 한편, 일부는 가로등과 유리창을 깨뜨리고 차량에 불을 질렀다. 경찰도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하며 시위대를 강경 진압했다.

▶재정위기 남유럽 3국=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은 유럽 재정위기의 진원이다. 이들 세 나라 국민들은 열악한 경제 여건과 재정감축 프로그램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지난 6월 의회가 280억유로 규모의 재정삭감안을 통과시키자 수도 아테네를 비롯해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시위는 점점 격화돼 아테네 신타그마 광장에서 청년 수백명이 경찰을 향해 돌맹이나 최루탄을 던지며 폭력사태로 이어졌다.

국가 부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스페인에서는 21%에 육박하는 실업률로 생활고를 겪는 시민들의 대규모 집회가 일어났다. 수백명의 시민들이 마드리드 광장에 텐트를 치고 먹고 자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포르투갈 역시 지난 3월 정부의 지출 삭감에 항의해 20만명이 리스본에서 시위를 벌였다.

▶‘살인물가’ 中ㆍ필리핀=중국과 필리핀에서도 노동자들의 집단 시위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월 필리핀 마닐라 중심가에 모인 수천명의 시위대는 임금인상과 일자리 창출을 정부에 요구했다.

물가 폭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에서는 지난 1일 1000여명의 택시 운전사들이 기름값 상승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로 일대 대중교통이 마비됐다.

남부 광둥성에서는 지난 6월 물가 상승으로 인한 생활고로 수천명의 노동자가 거리로 뛰쳐 나왔다. 지난 10일 발표된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6.5%를 기록해 3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중국의 식품물가는 최근 12%나 급등했다.

▶시리아, 반정부 시위 격화= ‘아랍의 봄’으로 상징되는 중동 민주화 시위는 시리아에서 더욱 격화되고 있다. 바사르 알 아사드 대통령 축출을 목적으로 5개월간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는 정부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지금까지 1600여명 사망했다.

시리아 국민은 정치와 경제 변혁을 열망하고 있다. 아사드 정권은 임금인상과 복수정당 허용, 언론의 자유 보장 등을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시행된 것은 단 한건도 없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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