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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르웨이서 총 4발 맞고 생존한 ‘불사조’ 소년 화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87명의 희생자를 낸 끔찍한 테러현장에서 총을 4발이나 맞고도 살아남은 19세 소년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십대소년은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목숨이 위협받는 내전 상황에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후 노르웨이로 건너온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목받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북서부 헤라트에 살다 2년 전 망명지를 찾아 노르웨이로 온 후세인 카제미(19)는 22일(현지시각) 우토야섬에서 열린 노동당 청소년 캠프 참가했다. 진보성향의 집권 노동당은 전쟁으로 고통받는 지역의 망명자들에게 비교적 관대한 정책을 취했고 이날도 많은 이민자와 이민자 자녀가 전도유망한 노동당 활동가의 일원으로 캠프에 참가했다.

그러나 카제미가 레바논, 이라크, 소말리아 등에서 온 동료와 축구 경기를 막 마쳤을 때 총격이 시작됐다. 아비규환 속에서 죽은 척하며 누워 있던 그는 두 다리와 왼팔 등에 총 4발의 총상을 입었다. 사건이 일어났을 때 식당 안에 있던 카제미는 “처음에는 폭죽 소리 같은 것이 들렸고 이어서 비명이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바닥에 엎드렸다”면서 자신도 영문을 모르고 납작 엎드렸다고 말했다.

머지 않아 사람들이 총을 맞고 쓰러지는 모습을 본 그는 물가를 향해 10여 분간 미친 듯이 뛰었다. 그러나 식당에서 이미 1발 이상의 총을 맞은 상태였다. 카제미는 “다리에서 피가 철철 흘러넘치고 있었지만 응급조치를 할 시간이 없었다”며 “총격범이 우리를 쫓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총소리가 그칠 때까지 바위 뒤에 숨어 있다가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수영을 배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는 물속에 가라앉지 않으려고 물 밖으로 튀어나온 바위를 꼭 붙들고 누워서 죽은 척했다. 그동안 총격범은 계속해서 총을 쏴 물이 핏빛으로 변했으며, 카제미의주위의 20명가량이 이미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었다.

곧 총격범은 여학생들이 소리를 지르는 쪽으로 방향을 돌려 총을 쏘기 시작했고 30여분이 흐른 후 경찰이 도착했다. 그는 범인 안드레스 베링 브레이빅(32)이 특정인이나 특정 종교복장을 한 사람을 겨냥해 총을 쏜 것 같지 않으며 “모든 사람을 죽이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고 증언했다.

브레이빅은 범행 2시간40분 전에 ‘2083: 유럽 독립선언’이라는 선언문을 인터넷에 올리고, 오는 2083년까지 유럽 각국이 극우 보수 정권으로 정권 교체를 이뤄 무슬림 이민자를 내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술을 앞둔 카제미는 총격 이후 노르웨이가 적대적인 나라로 느껴지느냐는 질문에 “노르웨이에서 굉장히 좋은 것들을 경험했다”며 단호하게 “아니요”라고 답했다.

그는 “위험한 곳에서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고, 안전한 곳에서도 살해당할 가능성이 있어요. 그것이 운명이고, 운명은 피할 수 없어요”라고 덧붙였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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