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박스>진·상·고·객 下
우리 나이를 확인하신 후 “우리 아들하고 한 살 차이네. 걸마(그 녀석)는 영어 배운다고 지가 하도 쫄라서 미국에 보냈두만 인자 잘하더라꼬. 잘 보냈다고 생각되더라꼬. 안 그렇나?” 자제분들의 처한 상황, 실력과 저희의 사정을 대입시켜 영어를 배워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땐 참 싫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팀을 나갔다 오면 캐디들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왠지 억울하고 성질나고 기분이 나빠지는 증상이 생긴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그랬고요. 어떤 캐디들은 그 화풀이로 멀쩡한 골프백에 큰 왕별을 그려 넣기도 했습니다.

영어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또 있습니다. 이 손님들은 겉으로는 아주 고상하고 품위가 있었죠. 그런데 5번 홀에서 갑자기 영어 대화가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캐디들에 대한 평가라는 사실이 적잖이 기분이 나빴습니다. 특히나 쟤 엉덩이는 어떻고, 쟤는 일 처리가 속 터진다 등등 불만도, 야한 농담도 서슴없이 하셨습니다. 정말 캐디들을 무시한 처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제가 모신 ○○○○○ 학장님이 심했습니다. 7번 홀에서 티샷이 끝나고 그 학장님과 드라이버 샷을 향해 걸어가면서 제 나름 “영어를 함부로 쓰시면 곤란하다. 사람을 면전에 두고 그런 말씀을 하시면 어쩌느냐? 불만이 있으시면 직접 말씀으로 해 달라”는 내용을 영어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자 학장님은 정말 당황하셨습니다. 어찌할 바를 모르시더니 계속 사과를 하셨습니다. 그때도 아주 얄밉게 꼬박꼬박 영어로 답변했습니다. 그리고 거의 끝날 즈음엔 “학장님… 요즘엔 저희 캐디들도 외국어 많이 배우고 있답니다. 저희 회사에서도 캐디들에게 영어와 일어를 매일 아침 교육시키고 있답니다. 출장 강사가 와서….” “정말 정말 미안하네…. 어이 이것 참, 내가 정말 큰 실수를 했어. 미안해, 미안해. 잊어버리게.” 그 학장님의 사과가 진심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많이 당황하신 기억이 또 새롭게 납니다. 일을 하다 보면 가끔 이런 유형의 손님들을 만난답니다.

<쎄듀골프서비스연구소

사랑이(전 마이다스밸리 총지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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