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52) 검찰총장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기된 현역병 입영 기피 의혹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불과 2년 전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됐다 청문회 과정에서 ‘스폰서’ 의혹이 불거져 낙마한 ‘천성관의 추억’이 현실화할까봐 검찰도 잔뜩 긴장 중이다. 자칫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천성관 낙마→김준규 총장 취임→검사 기수 파괴로 인한 조직 혼란’의 전철을 밟을 수 있어서다.

정치권(야권) 등은 전날 한 내정자의 병역 면제와 관련해 대학 입학(1977년) 이후 1980년 현역병 입영대상 통보를 받았는데도 병역 면제를 받기 위해 이듬해 8월 5일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고 군대에 가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한 반론을 내놓은 것.

한 내정자의 간담회에 앞서 한찬식 대검찰청 대변인도 이날 오전 기자들을 만나 의혹의 핵심인 ‘군면제 허리수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핵심은 한 내정자가 1981년 8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을 상황이었는지 여부”라며 “당시 내정자가 서울대병원에 입원하고 수술받고 퇴원한 날짜 등 의무기록 일체를 확보했고, 이를 보면 명확하다”고 했다.

검찰이 내놓은 한 내정자의 서울대병원 병록지에 따르면 그는 1981년 8월 5일 입원한 뒤 13일 수술을 받고, 26일 퇴원한 것으로 돼 있다.

한 대변인은 “한 내정자가 ‘대학 입학 후 미식축구반 활동을 하면서 과격한 운동을 하다 허리디스크가 어긋난 건 사실이지만 운동을 하면서 큰 부상을 입은 건 아니다’고 했다”며 “이후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허리디스크가 악화했고, 사시에 합격(1981년 7월)한 뒤 수술을 했다”고 전했다. 한 내정자는 이후 1982년 5월 사법연수원생 신분으로 징병검사를 다시 해 디스크로 병역면제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사법연수원을 수료하면 법무장교로 입영할 수 있는 상황에서 병역의무를 기피할 목적으로 허리디스크 수술까지 하면서 장기간 입원을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해명했다.

한 내정자는 이와 함께 두 딸의 진학을 위해 위장전입한 사실이 확인돼 조만간 열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권의 집중적인 공세가 예정돼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청문회 요청서의 국회 제출 마감시한(20일)이 임박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