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서 강한캐릭터로 성공
차기작서 이미지변신 실패
‘남장 여자’ 역할 맡으면 뜬다. 그런데 ‘남장 여자’로 뜨면 차기작은 망한다?
‘내게 거짓말을 해봐(이하 ‘내거해’)’의 윤은혜, ‘넌 내게 반했어(이하 ‘넌내반’)’의 박신혜, ‘시티헌터’의 박민영. 이들은 모두 전작에서 ‘남장 여자’로 열연하며 연기자로서 스타 반열에 올랐다.
‘커피프린스 1호점(이하 ‘커프’)’의 고은찬(윤은혜 분), ‘미남이시네요(이하 ‘미남’)’의 고미녀(박신혜 분), ‘성균관스캔들(이하 ‘성스’)’의 김윤희(박민영 분)는 ‘남장 여자’로 분해 보이시한 매력을 발산하며 남성은 물론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그래서 ‘귀하신 몸’이 됐다. 소위 ‘급’이 달라졌다. 그런데 이들의 차기작들 반응은 영 신통치 않다.
윤은혜는 ‘가수 출신’이란 꼬리표를 ‘커프’에서 과감히 자른 머리와 함께 떼어냈다. 그녀는 눈썹발모제까지 바르는 각고의 노력으로 완벽한 ‘고은찬’으로 변신，많은 시청자가 “윤은혜는 싫지만 고은찬은 좋다”고까지 말할 정도였다.
‘홍자매’ 드라마의 헤로인 박신혜는 마니아들에게 큰 지지를 받았던 ‘미남’에서 아이돌그룹 멤버로 투입된 ‘고미녀’로 열연, ‘남장 여자’이지만 발랄한 매력을 마음껏 발산했다.
가장 최근 ‘남장 여자’로 뜬 박민영은 ‘성스’에서 성균관 유생 역할을 맡아 현대물에서 보여준 섹시함과 달리 귀엽고 똑부러진 모습으로 호감을 샀다.
‘남장 여자’ 역할을 통해 가수 출신, 아역 배우, 베이글녀 이미지를 벗어던진 이들은 애석하게도 차기작에서는 전작에 훨씬 못 미쳤다. 박민영이 출연 중인 ‘시티헌터’는 ‘최고의 사랑’ 종영 후 시청률이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원작에 ‘민폐’를 끼쳤다는 평이고, 박신혜의 연기 변신에 기대가 쏠렸던 표민수 감독의 신작 ‘넌내반’은 시청률 참패로 PD 교체설까지 나돈다.
윤은혜는 연이어 실패한 케이스. ‘아가씨를 부탁해’에 이어 ‘내거해’ 역시 “식상하다”며 시청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남장 여자’ 캐릭터는 설정부터 강한 인상을 남긴다. 막강 여성 시청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도 받는다. 그들이 이후 택한 전형적인 ‘남성 의존적’ 캐릭터는 전작 그 이상을 기대한 팬들에게 다소 실망을 안겼을 법하다. 더군다나 전작들은 탄탄한 대본에 뛰어난 연출력을 겸비한 ‘웰메이드’였다.
차기작들은 일관성 없는 캐릭터에 개연성 없는 스토리까지 더해져 배우들의 ‘작품 보는 눈’까지 의심하게 만든다.
스타 반열에 오른 후 처음 도전하는 작품은 그만큼 부담이 큰 법이다. 어쩌면 ‘남장 여자’ 탓이 아닌 단순한 ‘소포모어 징크스(2학년 증후군)’일지도 모른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