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박스>진·상·고·객
제가 현직에 근무 했을 때는 일을 나가기 전 대기하며 주로 수다를 떱니다. 주제는 거의 손님들이죠. 어제 나간 손님 얘기부터 기억에 남았던 손님, 미웠던 손님, 돈 많이 주신 손님, 이상한 손님, 야한 손님 등. 그 중에서도 이야기의 꽃인 진상 손님! 진상(진짜 상종하고 싶지 않은 손님을 캐디들 사이에선 이렇게 말합니다)손님 이야기만 나오면 너도나도 자기가 당한 이야기들을 무용담처럼 이야기합니다. 그럴 때 서로 웃음보를 터뜨리기도 하고 맞장구도 치면서 지루한 시간들을 채우기도 하죠.

캐디들이 싫어 하는 유형은 ‘척’ 하시는 손님들인데 저희 골프장을 방문한 손님 중에 아는 척, 잘난 척, 있는 척으로 캐디들에게 유명한 팀이 있었습니다. 네 분 모두 회원님이셨기에 좋은 시간대를 거의 일정하게 오신 팀이였습니다. 골프치실 여유가 많으신지 주중 2회 이상 정해진 요일에 거의 빠짐없이 오셨습니다. 예정되어 있었던 팀이라 캐디들은 그 시간대만 되면 그 팀에 배정될까 조바심을 내기도 했던 기억이 있네요.

어느 날 그 팀에 배정받게 되었습니다. 네 분 모두 50대 초반 정도인데, 원래 멋쟁이시기도 하셨지만 의상 역시 최고 메이커로 자주 바꿔 입고 오셨죠. 주로 일본 등 외국의 유명브랜드였습니다. 캐디들이 이 팀을 기피하는 이유가 몇가지 있는데 늘 고가의 옷을 자랑하시지만, 그늘집을 1곳 이상 들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다 들어가시면 한 분만 들어 가서 음료수 4개만 사오시기로 유명했죠. 특히 영어 연극을 하시는지 라운드내내 모두 영어로 대화를 하셨습니다. 저희에게도 영어로 대화하시기를 은근히 강요하셨고, 흡족하시면 멀리 있는 다른 일행을 불러서 “야가 영어 쫌 하네”라고 칭찬을 하시지요. 그리고는 그 일행 분을 향해서 가르쳐준 대로 한번 해보라고 하십니다. 그 시간이 얼마나 죽을 맛인지…. 만약 따라하지 못하면 영어의 중요성에 대해 일장 연설이 돌아옵니다.

홀마다 스트레스가 대단했죠. 최고의 골프채와 차를 지니셨지만 캐디들에게 인색했고, 영어가 유식과 무식의 기준점이 되시는 듯한 말씀과 자식 자랑하며 캐디들과 비교하며 충고할 때는 자존심에 상처를 받곤 했습니다.

<쎄듀골프서비스연구소

사랑이(전 마이다스밸리 총 지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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