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의 커티스 나올까’ 로열 세인트조지 코스에서 행운의 챔피언 탄생 관심
‘메이저챔피언은 하늘이 내린다. 실력이 아니라?’

프로골프 메이저대회 우승은 뛰어난 실력과 함께 어느 정도 행운이 함께 해야한다. 실력만으로 우승할 수 있다면 타이거 우즈가 14승만 했을까. 그렉 노먼처럼 다 잡았던 우승을 막판 와르르 무너지면서 내줄 수도 있고, 찰 슈워철처럼 올 마스터스에서 앞서가던 매킬로이가 악성 훅샷으로 자멸해주는 덕을 볼 수도 있다.

악천후와 어우러지면 우즈도 80타를 넘기게 만드는 세계프로골프 최고(最古)의 대회인 디 오픈 챔피언십은 그러한 예측불허의 상황이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하지만 그런 돌발상황 속에 우승한 것을 단지 행운이라고 치부할 수 있을까.

이번 디 오픈 코스인 로열 세인트조지에서는 8년 전인 2003년에도 대회가 개최됐다. 당시 루키 벤 커티스는 아무도 눈 여겨 보지 않았던 평범한 선수였지만 우승을 차지했다. 커티스는 이후 라이더컵 미국멤버로 출전해 우승도 했고, 2008 PGA챔피언십에서 준우승도 하는등 괜찮은 활약을 했음에도 ‘운좋은(fluke) 챔피언’ 얘기가 나올 때마다 이름이 오르내리는 신세가 됐다. 


사실 행운이라고 할만도 했다. 2003년 PGA투어에 등장한 커티스는 디 오픈 2주전 열린 대회에서 공동 13위에 오르며 가까스로 출전권을 따냈다. 당시 세계랭킹이 396위. 커티스가 현지에서 구한 캐디 앤디 서튼은 첫 대면에서 “이름이 벤 뭐라구요?”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들어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흔히 ‘행운의 우승’이라고 폄하됐던 선수들은 그 외에도 많다. 숀 미킬(미국)도 커티스가 우승한 그해 PGA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미킬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우승이 없다. 딱 한번 우승한 것이 메이저대회다. 95년 디 오픈을 거머쥔 존 댈리 역시 ‘장타만 치는 괴짜’로 눈총만 받던 이단아였다. 1955년 무명 잭 플렉 역시 당대 최고의 선수였던 ‘골프의 전설’ 벤 호건을 플레이오프에서 꺾고 우승을 했다.

그러나 이전에 우승이 없다고, 메이저대회에서 뛴 적이 없다고, 우승후보로 거론된 적이 없다고 ‘플루크 챔피언’이라고 폄하할 수는 없는 일이다.

“어떤 선수냐, 어떤 성적을 냈던 선수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가장 좋은 스코어를 낸 선수가 챔피언이 되는 것”이라는 데이비드 듀발의 말이 메이저 챔피언의 자격을 가장 잘 설명해준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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