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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장전 킬러’ 유소연 생애 첫 US여자오픈 우승]......같은날 같은홀…연장전은 복습에 불과했다
1타 앞선 채 먼저 경기를 끝낸 선수와 1타 뒤진 채 3홀을 남기고 다음날로 경기가 미뤄진 선수. 과연 누가 유리할까.
적어도 연장전으로 간다면 쫓아간 선수가 유리하지 않았을까. ‘먼저 끝낸 선수’는 상대의 플레이에 좌지우지되는 상황에서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봐야하고, 또 기분 나쁜 상태로 연장을 치러야하기 때문이다.
12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US여자오픈골프의 피날레는 이처럼, 묘한 상황에 처한 한국 선수들간의 대결로 펼쳐졌다. 그리고 추격에 나섰던 유소연이 연장에서 서희경을 누르고 생애 첫 LPGA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달성했다.
전날 경기를 끝낸 서희경과 달리, 유소연은 16번부터 3홀을 남겨놓고 다음날로 경기가 넘어갔다. 3홀에서 버디 하나 잡아내기가 만만찮은 코스였지만, 유소연은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기어이 동타를 만들었다. 게다가 3개홀 매치로 치러지는 연장전 역시 16~18홀이었다. 유소연으로서는 기분좋게 연장승부를 이끌어낸 3개홀에서 미리 예습을 한 뒤 곧바로 시험을 본 셈이다.
결국 유소연은 버디-파-버디로 2언더를 기록해, 파-보기-파로 1오버파에 그친 서희경을 제치고 연장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유소연은 우승을 차지한 뒤 “전날 날씨가 안좋았던게 유리하게 된 것 같다. 오늘 똑같은 빠르기의 홀을 두차례 돈 셈이라 편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소연은 이로써 ‘연장전 킬러’로 불릴 만 하다.
유소연은 지난 2009년 5월 열린 두산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최혜용과 연장혈투를 벌여 9홀 만에 승리하는 끈질긴 승부근성을 보여준 바 있다. 유소연은 이 승리를 발판으로 그 해에만 4승을 거두며 펄펄 날았다. 2008년 유소연을 제치고 신인왕을 따냈던 최혜용은 이 패배의 후유증으로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다.
유소연은 또 2009년 12월 열렸던 2010 시즌 개막전 차이나 레이디스오픈에서는 서희경을 상대로 연장 끝에 승리한 바 있다. 당시 유소연은 연장 2개홀에서 계속 위기를 맞았으나 칩인파를 잡아내는 등 극적인 샷으로 서희경을 괴롭혔고 결국 항서를 받아냈다.
서희경은 이번 대회 ‘17번홀 악몽’에 발목을 잡혀 아쉬움을 삼켰다.
4라운드에서는 선두에 2타 앞선 상황에서 70㎝가량의 파 퍼트를 놓쳤다. 성공했다면 유소연과도 2타차를 유지해 연장전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었다.
서희경은 “바람이 강하게 불어 실패했다”고 아쉬워했다. 이 퍼트 때문인지, 서희경은 18번홀에서도 비슷한 거리의 파 퍼트를 할 때 상당히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결국 연장 두번째 홀이었던 17번홀에서 또 다시 보기를 범하며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의 기회를 유소연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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