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회피’ 경향이 현명한 선택하게 해=와이드너는 여성들의 ‘위험 회피’ 경향이 만용을 피하고 현실적인 선택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바클레이스 웰스 앤 레드버리 연구소가 발표한 최근 연구를 인용해 “특히 여성들이 금융시장에서 평균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거두는 이유는 위험을 회피하고 자산운용을 안전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01년 경제학자 브래드 바버와 테란스 오딘이 미국의 증권회사에서 계좌를 만든 3만5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여성의 위험조정투자수익률(risk-adjusted returns)은 연간 평균 1% 정도 남성을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메릴린치 조사에서는 여성의 경우 위험요인이 있을 때 65%가 안전한 선택을 하지만 남성은 53%만 이런 선택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산운용회사 밴가드가 2009년 270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2008년부터 시작된 금융위기 기간 동안 남성은 여성보다 최저가에서 주식을 파는 경향이 높아 손실도 그만큼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를 이끈 존 아메릭스는 “이 같은 연구결과들은 남성들의 경우 여성들과 달리 비록 자신이 무얼 하는지 모를 때에라도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확신을 갖고 그에 따라 행동하려는 경향이 높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여성들은 남성들처럼 근거 없는 자신감을 키우지 않기 때문에 더 안전한 투자를 하고 그만큼 손해도 덜 본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남녀의 차이가 생물학적 요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스토스테론의 ‘승자효과’ 딜레마=캠브리지 대학 존 코츠 박사가 최근 남성 증권거래사들이 근무하는 동안 호르몬 변화를 관찰한 결과, 증시가 상승랠리를 달릴 때 이들의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상층했다. 남성호르몬으로 불리는 테스토스테론은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고 자신감을 가지도록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 이는 소위 ‘승자효과’(winner effect)를 불러일으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승자효과에 대해 “남성 둘이 서로 경쟁할 경우 테스토스테론 레벨이 올라가고 근육량이 증가하며 혈액의 산소포화도가 올라가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게 한다. 남성들은 점점 과격해지고 한계에 이를 때까지 자신을 밀어부친다. 그러나 호전적이고 무모하며 다른 의무들을 저버리게 만든다. 간단히 말해 호시절 트레이더들처럼 잘난 척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남성들의 테스토스테론은 기꺼이 모험을 감수해 성취를 이루게 하지만 동시에 무모한 선택을 하게 해 큰 손실을 보게도 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테스토스테론 레벨이 남성의 10%밖에 안되는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모든 선택에 있어 훨씬 신중하고 균형잡힌 판단을 내리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남성들의 패배(Man Down): 여성이 더 훌륭한 경찰, 운전사, 도박사, 스파이, 세계 지도자, 맥주 감별사, 헤지펀드메니저, 그리고 그 외 모든 것인 이유’이란 저서로 화제를 모은 댄 에이브러햄은 “여성은 고통에 덜 불평하기 때문에 훨씬 더 훌륭한 군인이 될 수 있고, 폭풍우 치는 날 돌아다니지 않기 때문에 번개 맞을 가능성도 적고, 사람들과 마음을 열고 대화하는 법을 알기에 더 뛰어난 스파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