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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땡볕 아래 운동, 득과 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나는 한여름은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 결코 아니다. 그렇다고 여름철 내내 운동과 담을 쌓고 지낼 수는 없는 노릇. 얼음물, 물수건, 챙 넓은 모자로 무장한 채 사람들은 밖으로 나선다. 게다 무더운 날씨에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하면 칼로리 소모가 더 높아 다이어트 효과엔 그만인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그런데 과연 온갖 수단을 동원해 무더운 여름 운동을 강행하는 것은 건강에 좋은 일일까.

최근 영국 런던의 렘튼 대학교 연구진은 한여름 목 주위에 얼음 주머니를 두르고 운동하는 것이 신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실 온도를 섭씨 30℃ 정도로 맞춰 한여름 환경을 조성한 후 실험군에는 목에 얼음 주머니를 두르게 하고 지칠 때까지 달리도록 했다. 그 결과 목에 얼음 주머니를 두른 그룹이 평균적으로 더 오래 달렸고 운동 후 이들의 심부 체온은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심부 체온이 일정기준 이상 올라가면 뇌에서 방어기제가 작동해 근육의 움직임을 멈추도록 돼 있다. 그러나 목에 얼음 주머니를 두른 그룹에선 심부 체온이 올라가도 뇌가 이를 인지하는 속도가 매우 느렸다. 연구를 이끈 크리스토퍼 제임스 타일러 박사는 “억음 주머니가 뇌로 흘러 들어가는 경동맥의 온도를 낮춰 뇌로 하여금 몸 전체의 온도가 낮게 유지되고 있다고 믿게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목에 얼음 주머니를 두르면 시원한 느낌 때문에 운동강도를 높일 수 있지만 몸 전체의 체온을 낮추는 데는 큰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뇌의 방어기제 작동을 방해해 일사병 등 자칫 더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코네티컷 대학 운동생리학자인 더글라스 카사 교수는 여름철 운동은 목표에 맞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일반인의 경우 운동효과를 보기보다 건강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타일러 박사는 “얼음 주머니가 여름철 운동의 효과와 능력을 증진시키기는 하지만 자칫 이를 믿고 무리하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면서 “심박동을 확인하면서 운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평소 운동할 때보다 심박동이 15회 이상 더 뛰면 운동강도를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운동선수훈련저널(the journal of athletic training) 최근호에 발표됐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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