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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와 매체의 지나친 한류 강조는 금물”
한류 콘텐츠가 유럽과 북미의 주류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한국 이야기를 발굴해 이를 철저히 해당지역의 입맛과 선호에 맞추는 ‘현지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이재웅)과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사장 김영훈) 공동주최, 한국관광공사(사장 이참) 후원으로 30일 서울 강남 그랜드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 개최된 ‘한류콘텐츠 글로벌 진출 활성화 컨퍼런스’에서 루크 강 월트디즈니코리아 대표는 기조강연을 통해 “디즈니가 지난 수 십년 간의 해외 사업에서 배운 것은 ‘인간의 가치와 훌륭한 스토리텔링은 만국공통이란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는 훌륭한 이야기 거리가 차고 넘치며 이것이 한국 드라마가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라며 “이제 남은 숙제는 이러한 이야기를 아시아 이외의 지역 입맛에 맞게 풀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 콘텐츠 산업에서는 창작자보다는 배급자나 방영사에 힘이 더 실려 있다”면서 “창의성과 콘텐츠의 질을 높여 한국 콘텐츠 산업이 세계 수준의 미디어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재원과 영향력, 힘이 창작자에게 이동해 전체적인 가치사슬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특히 “최근 유럽에 상륙한 K팝을 만들어낸 음악산업이 가치사슬의 균형을 이룬 좋은 예”라며 “90년 말, 2000년 초 인터넷의 발전으로 한국의 음악시장 규모는 10억 달러에서 1억 5,000만 달러로 급감했지만 이러한 변화는 창작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가도록 했으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창작자들도 ‘창작만 해야 한다’는 현재의 관행에서 벗어나 세련되고 국제적인 사업과 관리 마인드를 가져야 급변하는 업계의 변화에 적응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의 기조연설에 이어 ‘신한류 동향과 한류의 지속 확산’에 관한 제1세션에서 ‘신한류의 동향과 과제’에 관한 주제발표를 한 홍익대 고정민 교수는 한류의 지속 확산을 위한 과제로 ▲가수와 매니지먼트사 간의 전속계약 논란 해결 ▲재부상하고 있는 반한류 완화 ▲미국시장 진출을 꼽았다.

고 교수는 “수익배분을 놓고 제작사와 가수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전속계약 기간이 너무 길어 일부에서는 ‘노예계약‘이라고 부르고 있다”며 “K팝으로 대표되는 신한류의 확산을 위해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신한류의 확산에 따라 잠잠하던 반한류, 혐한류 정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면서 “해외의 반한류를 국내 언론이 지나치게 보도해 반한류 현상이 확대 재생산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교수는 또 “시장규모뿐 아니라 미국시장에서의 인기는 세계시장의 평정을 의미하기 때문에 한류가 궁극적으로 가야할 곳은 미국”이라며 “춤, 외모 등 외양적 요소와 함께 최고의 실력을 갖춰 팬을 형성하고, 그 팬 층이 두터워졌을 때 그들의 요청에 의해 미국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K팝 성공사례를 통해 본 발전과제’에 대해 주제발표에서 한국대중문화 저널리스트 후루야 마사유키 씨는 “지금 일본에서의 K팝 붐을 지지하고 있는 것은 K팝 아티스트들을 후원하고 CD를 구입하며 일본에서의 K팝 행사에 ‘반드시’ 참가하는 마니아 팬들과 이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20종 이상의 한류계 미디어”라고 분석했다.

마사유키 씨는 이어 “그러나 최근 한국의 연예기획사들은 보다 넓은 인기를 획득하기 위해 이들 미디어를 의도적으로 제외하고 있다”면서 “이 보다는 매니아 팬들을 오피니언 리더로서 더 많은 팬을 늘려가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이들 미디어를 제외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화강국 코리아를 위한 제언’을 주제로 한류의 쇄신 방안에 대해 발표한 인사이트커뮤니케이션컨설턴트의 마이클 브린 회장은 “정부와 매체가 지나치게 ‘한류’를 강조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대신 예술가와 그들의 예술에 대해 더 집중해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클 브린 회장은 이와 함께, “정부차원에서는 음악과 영화 등 다양한 분야를 산업으로서 다뤄 이들이 국내에서 성공하고 수출을 잘 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며 ▲예술가들이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 ▲예술가들의 지적 재산권 보호 ▲팬들이 음악을 즐길 권리 지원 등을 제언했다.

콘텐츠 산업에서의 공동제작 및 금융지원에 관한 제2세션에서 문스쿠의 크리스토퍼 사바티노 회장은 한국의 캐릭터플랜, EBS와 공동제작한 애니메이션 ‘빠삐에와 친구들’을 성공적 국제공동제작 사례로 들며 “전체 세대간의 소통을 촉진하는 독창적 원작을 바탕으로 ▲브랜드 인지도 창출 ▲브랜드 라이선싱 전략 개발 ▲가족 모두 즐길 수 있고 교육적이면서 동시에 오락적인 콘텐츠의 개발이 이뤄져야 국제공동제작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2세션의 ‘글로벌 콘텐츠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금융지원 방안’에 관한 주제발표에서 아틱스글로벌인베스트먼트의 존 리 이사는 “한국은 여전히 제조업과 서비스업 사이에 놓여 있으나 미래 산업의 리더는 콘텐츠, 미디어와 통신 분야에서 나타날 것”이라면서 “정부가 콘텐츠 산업의 현금 흐름을 유지하고 금융 전문가를 양성하며 신용을 구축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 힘써야 국내 콘텐츠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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