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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의 기적’ 기틀…세계최고·최초는 계속된다
‘한국경제의 중심축’ 한전이 걸어온 길
전후 혼란 속 극심한 전력난

1964년 첫 화력발전소 준공

무제한 송전 ‘전력 독립’ 완성

1973년 220V로 전압 교체

고품질 전력 안정적인 공급

한국경제 고성장 숨은 공신

총자산 1만배·매출 1만5000배

50년간 이룬 눈부신 성장

원전수출등 해외서도 질주




품질 좋고 안전하면서도 싸다. 선진국을 압도하는 우리나라 전기의 경쟁력이다. 그 중심에 한국전력공사가 서 있다. 한전이 올 7월 1일로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한전은 변전설비를 기준으로 2005년 이미 세계 5위권의 대규모 전력회사로 자리 잡았다.

▶전쟁과 혼란 속에서 한전 탄생하다=우리나라 전기의 역사는 1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87년 3월 고종 황제와 명성 황후가 머물던 건청궁에 16촉광 전등 750개를 켤 수 있는 전력설비가 마련됐다. 미국의 에디슨이 전등을 발견한 지 불과 8년 뒤의 일이었다. 우리나라 전기의 역사는 건청궁 내 작은 전등 불빛에서 시작됐다.

전 세계를 휘몰아쳤던 산업화와 함께 국내 전력산업도 빠르게 세를 넓혔다. 1920~40년대에 걸쳐 일본인이 운영하는 전기회사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대부분 발전시설은 석탄과 같은 연료가 풍부한 북한 지역에 몰려 있었다. 48년 분단과 함께 북한은 남한으로 가는 전력을 끊었다. 6ㆍ25 전쟁으로 그나마 남한에 남아 있던 전력시설마저 파괴됐다.

전력난이 절정에 달했던 1961년 한국전력주식회사가 문을 열며 한국 산업에 희망의 불빛이 밝혀졌다. 한전은 경제의 역사다. 마음 놓고 전기를 사용하는 전력 독립에 이어 2009년엔 200억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 원전사업을 따내기에 이른다. 과거 50년 역사는 앞으로의 50년에 비하면 작은 시작이다. 한전은 세계 최고ㆍ최초를 향한 끊임 없는 도전을 계속한다.

전력난이 절정에 달했던 61년 희망의 불씨가 타올랐다. 61년 7월 1일 한국전력공사의 전신인 한국전력주식회사가 드디어 문을 열었다. 발전사인 조선전업, 배전사인 경성전기와 남선전기를 통합한 회사였다. 경영난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통폐합이었지만 이 작은 한 걸음이 한전 50년사의 시작이었다.

설립 당시 국내 발전설비 규모는 36만7254㎾에 불과했다. 전력난은 심각했다. 제한 송전이 불가피했다. ‘전원 개발 5개년 계획’이 첫선을 보였다. 우리나라 전력시설을 어떻게 확충해나갈지 청사진이 마련됐다. 64년 6만6000㎾ 부산화력발전소 1호기가 완공되면서 우리나라는 무제한 송전이 가능한 ‘전력 독립’을 이룰 수 있었다.

▶ ‘한강의 기적’과 함께한 한전의 성장=70~90년대 한국 경제는 고도성장기를 맞았다. 한국의 전력산업은 우리 경제가 안정적으로 커갈 수 있는 기틀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110V였던 표준 전압을 220V로 교체하는 승압(昇壓) 사업이 73년 시작됐다. 총비용 1조4000억원에 연인원만 757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전력투자였다. 전국의 모든 가정이 높은 품질의 전력을 풍부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78년 우리나라에서도 원자력발전 시대가 개막했다. 30년 후 세계 다섯 번째 원전 수출국의 위상은 여기서부터 출발했다. 82년 한국전력주식회사는 국내 유일의 발전사란 위치를 감안해 한국전력공사로 재탄생한다. 그 해 6월 국민주 방식으로 정부 보유 한전 주식의 21%가 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국민주 2호 기업으로서 한전의 등장이었다. 94년 한전은 뉴욕증시에 상장되기에 이른다. 95년 한전은 필리핀 말라야화력발전소 성능 복구ㆍ운용 사업에 참여하면서 해외 사업에 발을 디뎠다.

2001년 정부의 전력산업 구조 개편 계획에 따라 지금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ㆍ중부ㆍ서부ㆍ남부ㆍ동서발전 6개 자회사 체제가 자리 잡게 된다.

한국전력의 역사는 한국 경제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은 울진원자력 3호기 전경.

▶이제 세계 최초ㆍ최고에 도전한다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의 고도성장 과정에서 국내 전력산업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자동차, 조선, 철강 등 대규모 중공업이 우리나라에서 뿌리내릴 수 있었던 바탕에는 풍부한 전력 공급이 자리 잡고 있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산업이 성장 가능했던 것도 저렴하면서도 품질 좋은 전기 때문이었다.

우리 경제가 50년 동안 눈부시게 발전한 만큼 한전도 성장했다. 61년 12억㎾h에 불과했던 판매 전력량은 2010년 4342억㎾h로 무려 365배 증가했다. 총자산과 매출은 50년 새 9666배, 1만5803배로 숫자를 가지고 따지기 어려울 만큼 불어났다. 50년 전 4만㎞에 그쳤던 배전선로 총연장은 이제 33배 늘어난 120만㎞에 달한다. 


한전의 질적인 성장도 만만찮다. 2004년 한전은 76㎞ 길이, 철탑 137기 규모의 초대형 해상 송전선로를 세계 최초로 준공하는 데 성공했다. 2009년 한전 컨소시엄은 세계적 원전기업인 프랑스 아레바 컨소시엄을 제치고 200억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사업을 따내기에 이른다.

한전의 과거 50년 역사는 앞으로 50년에 비하면 작은 시작일지 모른다. 이제 한전은 50년, 100년을 바라보며 세계 최고ㆍ최초를 향한 도전을 시작한다.

조현숙 기자/newe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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